늘어나는 치매 환자…가족들도 잠재 환자 만들어

늘어나는 치매 환자…가족들도 잠재 환자 만들어

입력 2014-01-07 00:00
수정 2014-01-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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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 가족에게 닥친 비극은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고통으로 몰아넣는 치매의 위험성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경찰은 6일 이특 아버지와 조부모가 자택에서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치매에 걸린 조부모를 모시던 아버지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치매 환자와 그로 인한 가족의 부담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 치매환자 해마다 급증…노인 넷 중 하나 치매 고위험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08년 8.4%, 2010년 8.8%, 2012년 9.1%로 해마다 치솟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2년의 경우 남성 15만6천명, 여성 38만5천명 등 총 54만1천 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당장 치매에 걸린 상태는 아니지만 정상에서 치매로 이행되는 중간 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 유병률은 27.82%에 달했다.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 고위험군’인 셈이다.

치매 환자의 증가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2년 한 해 치매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29만5천370명으로 2003년에 비해 6.5배 이상 급증했다.

치매 진료비도 해마다 급증해 2006년 총 2천51억원에서 2011년 9천994억원으로 5년새 5배가 늘었다.

◇ 대부분 가족이 수발…정서적·경제적 부담 상당

치매 환자가 이렇게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사회적 인프라 구축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치매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치매를 비롯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노인 1천215명 가운데 72.1%가 가족의 수발을 받고 있었다. 이는 수발 가족의 정신적·신체적·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치매학회가 치매환자 보호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치매환자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두거나 근로 시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특 아버지도 치매에 걸린 양부모로 몇 년째 부양하다 최근 사업도 실패하면서 이중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홍자 대구한의대 교수의 논문 ‘장기요양서비스 전·후 가족의 수발 부담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따르면 노인 환자 가족 가운데에서도 주 수발자의 경우 다른 가족들보다 건강문제를 더 많이 호소하고 약물이나 의료서비스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명 한국치매가족협회 이사는 “치매 가족들의 경우 경제적 부담도 상당하지만 환자에게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항상 신경을 써야하는 어려움과 아무리 최선을 다해 보살펴도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데 따른 좌절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 하반기부터 치매노인 요양보험 혜택…”요양기관 질 향상이 우선”

급증하는 치매 환자와 그로 인한 가족의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지면서 정부도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거동에 큰 불편이 없지만 치매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 2만5천명 이상이 요양보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요양보험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신체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치매 노인의 경우 돌봄 필요성이 큰 데도 요양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대상자를 2015년에는 1만명까지 관리할 계획이다.

이진명 이사는 “요양보험 혜택이 실질적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종사자들의 자격 강화와 처우 개선 등을 포함한 요양 서비스의 질적 향상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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