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년 만에 증가세 꺾여
이달 들어 전 세계 수주잔량이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는 조선업계에 갑자기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꽃샘추위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수주잔량도 감소했다. 이달 초 3333만CGT로 지난달 3390만CGT보다 57만CGT 감소했다. 한국의 수주잔량은 매월 100만~200만CGT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43만CGT에 그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잔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업황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수주잔량이 줄어든 것은 수주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수주량의 감소와 증가는 워낙 번갈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 몇 개월간 쭉 이어질 것인지를 바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1분기 수주실적은 403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338만CGT)보다 19.2% 증가했다. 중국의 1분기 수주실적은 429만CGT로 전년 동기(439만CGT)보다 감소했지만 한국보다 26만CGT 앞섰다. 그러나 수주금액 기준으로는 한국이 93억 달러로 중국(77억 달러)을 넘었다.
지난달 말의 클락슨 선가지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5월 이후 상승세를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선가지수는 새로 만든 선박에 대한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높아지면 선박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중고선 거래량이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중고선 거래량은 DWT(재화총화물톤수)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상선(벌크선·탱크선·컨테이너선)의 중고선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 증가한 2610만DWT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중고시장에서 사들인 선박으로는 당장 운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중고선 거래량은 선박회사들의 시황 판단과 중·단기 전망을 반영한 지표로 통한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고선 거래가 늘어나 중고선가가 상승하면 조선사들의 수주 수익성을 높이기 때문에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4-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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