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칼바람’…희망퇴직 증권맨 1천명 넘을듯

‘증권가 칼바람’…희망퇴직 증권맨 1천명 넘을듯

입력 2014-04-17 00:00
수정 2014-04-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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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천명 이어 올해 최대 2천명 거리로 내몰려

극심한 불황에 빠진 여의도 증권업계가 삼성증권발 희망퇴직 구조조정 태풍에 휩싸였다.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등에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도 가세하면 이번 희망퇴직으로 추가로 나가야 하는 ‘증권맨’은 1천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이 공식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달 17일부터 24일까지 부부장 이상 3년 이상 근속자와 차장 이하 7년 이상 근속자를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특별퇴직금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10개월에서 24개월치 임금이 지급된다.

하나대투증권 측은 “희망퇴직 인원 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저수익·저효율의 증권업황에 따른 불가피한 경영효율화 조치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도 올해 상반기 안에 희망자에 한해 명예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신증권의 희망퇴직 신청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아직 규모와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추가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도 희망퇴직을 조심스럽게 검토하면서 명예퇴직금 산정 등 작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 역시 희망퇴직을 하게 되면 합병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 차원이라기보다 극심한 불황 탓에 비용 효율화 차원이라고 전했다.

다만 노동조합의 반발 등을 고려해 규모는 최소화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희망퇴직은 각각 300명과 150명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노조와 협상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희망퇴직을 받더라도 전체 직원 수의 10%인 300여명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희망퇴직과 지점 축소 방안을 발표한 삼성증권의 희망퇴직 인원은 300∼500명에 이르고 지점 수도 25%가량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증권사의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추정되는 증권사 직원은 1천명을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이미 동양증권은 대만 위안다(元大)증권에 팔리려고 올해 초 임원 50%를 줄이고 대규모 조직개편을 하면서 직원 500명을 줄였다.

분기에만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내던 증권사들이 이처럼 희망퇴직과 지점 축소를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건 거래 급감과 경쟁과열로 인한 수익 악화 때문이다.

국내 62개 증권사는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에 1천9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02회계연도 이후 첫 손실이다. 28곳이 적자였고 흑자를 낸 곳도 그 규모는 초라했다.

작년 10~12월엔 2천억원이 넘는 순손실로 악화일로의 상황을 보여줬다.

상장주식 하루 평균 거래액은 2011년 9조1천억원에서 2012년 6조9천억원, 지난해 5조8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증권사들도 있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희망퇴직을 실시해 350명을 구조조정했다. 자연감소분까지 고려하면 임직원 수는 1천600명에서 1천200명 수준으로 줄었고 지점도 15개 축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12월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을 통해 6개점 감소와 50명가량이 구조조정됐다.

미래에셋증권은 3년 전부터 지점 대형화와 신규 채용 축소로 구조조정을 해왔다. 한 때 158개에 달하던 지점 수는 78개로 줄었다.

KTB투자증권은 작년 10월 구조조정을 통해 100여명을 내보냈다.

2008년 6월 설립된 애플투자증권은 쌓이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주총에서 청산을 결정하고선 지난달 금융위에서 금융투자업 폐지승인을 받았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6개 지점을 자산관리 전문 점포로 바꿔 다른 지점 내부로 옮긴 데 이어 올해도 10개 지점 폐쇄를 추진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초대형 거점 점포 전략을 펴기로 하고 기존 19개 전국 지점을 5개의 초대형 점포로 개편 중이다.

동부증권도 2곳을 줄여 42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현대증권은 리서치센터의 조직을 ‘4부 15개팀’에서 ‘10개팀’으로 축소하고 센터 인원도 78명에서 49명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1년 말 4만4천55명에서 지난해 말 4만243명으로 8.7%(3천812명) 줄었다. 이 기간 비등기임원은 767명에서 645명으로 15.9%, 계약직원도 8천112명에서 6천483명으로 20.1% 각각 감소했다.

전체 증권사의 본부부서가 2011년 말 1천960개에서 지난해 말 1천824개로 6.9%(136개) 줄었고 국내지점은 1천778개에서 1천476개로 2년간 17.0%(302개) 없어졌다.

현재까지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SK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희망퇴직 신청을 통한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증권사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어서 증권업계 칼바람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증권업계에서 노조 설립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1월 대신증권 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겼고 HMC투자증권 직원들도 지속된 임금 동결이나 삭감에 반발해 출범 6년 만에 노조를 설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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