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할수록 손해요 줄이자니 고객들 눈치… 시중은행 ‘ATM 딜레마’

유지할수록 손해요 줄이자니 고객들 눈치… 시중은행 ‘ATM 딜레마’

입력 2014-06-04 00:00
수정 2014-06-0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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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손실 100만원대 훌쩍 넘어… 살금살금 4년새 약 7000대 없애

시중은행들이 ATM 등 자동화 기기 운영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자동화 기기 1대당 평균 손실이 100만원대 중반을 훌쩍 넘을 정도로 ‘마이너스 장사’를 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은행권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강한 마당에 국민들의 반감을 자극할까봐 섣불리 대수를 줄일 수도 없다.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4년 사이 약 7000대에 가까운 자동화 기기를 없앴는데 고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서비스부터 줄였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올해 1분기(1~3월) 기준 1조 43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수입으로 환산해보면 4조 1736억원이다. 2009년 이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6조 6103억원으로 5년 만에 2조 4367억원(36.9%)이 줄었다. 특히 창구 송금이나 CD·ATM 같은 자동화기기 이용 등 대(對)고객 업무 수수료가 많게는 50% 가까이 줄었다. 외환은행은 대고객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기 직전인 2010년 자동화기기 및 송금 관련 수수료 수입이 256억원이었지만 올해 138억원(연간 기준)으로 46.3% 감소했다. 금융연구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수수료 인하 이듬해 은행들은 ATM 운영으로 844억원의 손실을 봤다.

은행들은 운영할수록 적자가 나는 자동화 기기를 줄이는 추세다. 2009년 전국에 3만 2902개(6개 은행 기준)였던 CD·ATM은 지난 3월 말 2만 6110개로 6792개(20.6%)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 대수를 줄이는 대신 전문업체와 제휴를 맺고 다른 은행과 공동이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 축소이다 보니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6-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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