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13일 “새 경제팀의 과제는 국민이 ‘나아졌구나’, ‘뭔가 나아지겠구나’ 하는 희망을 체감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내정 발표를 듣고 귀가하는 길에 자택 앞에 찾아온 기자들과 만나 ‘치맥’(치킨과 맥주)을 곁들이며 내정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담담히 풀어놨다.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형성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정부의 국정 철학이자 기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 내정 소감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느낌이다. 지금 잔뜩 기대들을 하고 있어서 어떡할까 하는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나는 박근혜 정부를 성공하게 해야 한다는 특별한 위치에서 사명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새 경제팀의 과제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나는 정부 성공의 가늠자가 국민이 먹고사는 것이 나아진 것인지로 평가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과거처럼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 이런 게 아니라, 일반 국민이 먹고살기 나아졌느냐로 평가하는 것이 정권 성공의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정부와 기업, 가계 등 우리 경제주체들이 축 처져 있다. 경제주체들이 신명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기운 불어 넣어주는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새 정부 출범하고 레일 깔고 공약 로드맵 만들며 고생한 건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점검해봐서 바꿀 건 확 바꿔 분위기 쇄신하면서 경제주체들이 ‘아, 경제 좀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빨리 주는 것이 경제팀의 최대 과제 아니겠느냐.
또 우리 경제 체질 관한 보약은 계속 먹어야 하니까 그건 그대로 속도감 있게 해나가겠다. 보약은 보약대로 먹어야 하지만 주체들이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지난 1년간 정부 경제 운용의 아쉬운 점은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낸 것이지만 새 정부 들어와서 ‘뭔가 나아지겠구나’, ‘나아졌구나’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체감적으로 느끼기에 미흡하지 않았나 한다. 경제는 심리인데, ‘열심히 하면 좋아지지 않겠나’ 하는 각자의 생각들이 모여 경제가 나아지고 움직이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갑갑하게 뭔가 막혀 있는 느낌이 있다.
-- 한국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보나
▲한국 경제는 좀 더 커야 할 청장년 경제인데 조로(早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저성장 늪에서 고만고만하게 가면 결국 굉장히 가진 것 없는 늙은 경제 국가 될 우려가 많다. 우리 경제가 과거 같은 6∼8% 성장은 못 하겠지만 상당한 다이내믹스로 5∼10년은 가져가야 고령화 시대를 맞을 수 있다. 이번 정부와 다음 정부까지가 그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가느냐가 결정되지 않을까 한다.
-- 최근 경기 판단은
▲좀 나아지려다가 세월호 때문에 주춤한 상황 아닌가. 세계 경제 국면과도 연관이 있다. 좀 회복하긴 하는데 너무 미약하다.
-- 경제 회복에 있어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우리 경제는 4분의 3은 시장이고 4분의 1이 재정, 공공부문이다. 시장이 응답해야 한다. 재정이 아무리 뭘 해본들 크게 기여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과 호흡하면서 시장이 응답하도록 정책 주고 신뢰 주고 끌고 가지 않으면 효과 못본다.
월급, 부동산, 주식은 시장이 올려주는 거지 부총리가 올려주는 게 아니다. 시장 권력이 엄청 커져있어 정부 권력이 못 맞선다. 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윤활유를 쳐주고 할 수는 있지만 개발 시대처럼 할 수는 없다.
-- 최근 소득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많다
▲국정기조 첫째가 경제 부흥이고, 두 번째가 국민행복이다. 새 정부 정책 형성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나는 철학을 이해한다. 경제 성장도 하고 일자리 성장도 해서 골고루 나눠줘야 국민이 행복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큰 틀의 기조다.
아무리 성장해본들, 국가만 좋지 국민은 만족 못한다는 것이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요새는 국민들이 자신에게 무슨 혜택이나 이익이 돌아가는지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 성장이 국민들에게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정부의 국정 철학이고 기조다.
-- 부동산 규제, LTV, DTI 등 손봐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던데
▲내가 예전에 공무원으로 일할 때에 한창 부동산이 난리였다. 아파트 채권 입찰제를 도입한 게 내 아이디어다. 토지기록 전산화, 복덕방 허가제, 종합 소득세 과세 등 인프라가 갖춰지던 시기다. 그때 다 종합 소득세 과세 등이 다 갖춰지던 시기다. 쉽게 얘기하면 그때는 있으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 붙던 시절, 한여름이다. 지금은 한겨울 아니냐.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으니 감기 걸려서 안 죽겠느냐. 한여름 오면 옷 바꿔 입으면 된다. 언제 올지 모르는 한여름 대비해서 옷 계속 입고 있으면 되겠느냐.
-- 환율은 장기적으로 강세로 가는 방향인가
▲경상수지 흑자만 보면 그런 요인도 있지만, 환율이 꼭 그런 요인만 가지고 갈 수는 없는 부분도 있다. 환율, 가격변수라는 것은 민감해서 이랬다 저랬다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 기업 입장에서는 고환율이 좋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게 거시적 성장이 국민 행복과 다른 한 예다. 사실은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소득이 올라가서 구매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나라는 수출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국민이 이제 경제성장 6∼7%인데 나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에 접어들고 있다.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이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수출이 잘 됐다고 하면, 흑자 나는 것은 좋지만 그 효과가 국민 삶의 질로 나타났을 때 의미 있는 것이며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했었다.
-- 정치인 출신으로서 앞으로 다른 부처, 청와대 등과 어떤 식으로 조율과 협상을 해 나갈 것인가
▲협상이라는 것은, 큰 것을 얻어내기 위한 작은 투자다. 지난 1년간 여야 관계가 극도로 파고 높을 때 원내대표를 하면서 법안을 다 처리하고 나왔다. 예산안, 외촉법, 기초연금법 모두 안될 줄 알았지만 패키지딜을 통해 처리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최 후보자는 이날 내정 발표를 듣고 귀가하는 길에 자택 앞에 찾아온 기자들과 만나 ‘치맥’(치킨과 맥주)을 곁들이며 내정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담담히 풀어놨다.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 형성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정부의 국정 철학이자 기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 내정 소감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느낌이다. 지금 잔뜩 기대들을 하고 있어서 어떡할까 하는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나는 박근혜 정부를 성공하게 해야 한다는 특별한 위치에서 사명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새 경제팀의 과제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나는 정부 성공의 가늠자가 국민이 먹고사는 것이 나아진 것인지로 평가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과거처럼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 이런 게 아니라, 일반 국민이 먹고살기 나아졌느냐로 평가하는 것이 정권 성공의 핵심이라는 생각이다.
정부와 기업, 가계 등 우리 경제주체들이 축 처져 있다. 경제주체들이 신명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고 기운 불어 넣어주는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새 정부 출범하고 레일 깔고 공약 로드맵 만들며 고생한 건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점검해봐서 바꿀 건 확 바꿔 분위기 쇄신하면서 경제주체들이 ‘아, 경제 좀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빨리 주는 것이 경제팀의 최대 과제 아니겠느냐.
또 우리 경제 체질 관한 보약은 계속 먹어야 하니까 그건 그대로 속도감 있게 해나가겠다. 보약은 보약대로 먹어야 하지만 주체들이 돌아가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지난 1년간 정부 경제 운용의 아쉬운 점은
▲어려운 여건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낸 것이지만 새 정부 들어와서 ‘뭔가 나아지겠구나’, ‘나아졌구나’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체감적으로 느끼기에 미흡하지 않았나 한다. 경제는 심리인데, ‘열심히 하면 좋아지지 않겠나’ 하는 각자의 생각들이 모여 경제가 나아지고 움직이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갑갑하게 뭔가 막혀 있는 느낌이 있다.
-- 한국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보나
▲한국 경제는 좀 더 커야 할 청장년 경제인데 조로(早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저성장 늪에서 고만고만하게 가면 결국 굉장히 가진 것 없는 늙은 경제 국가 될 우려가 많다. 우리 경제가 과거 같은 6∼8% 성장은 못 하겠지만 상당한 다이내믹스로 5∼10년은 가져가야 고령화 시대를 맞을 수 있다. 이번 정부와 다음 정부까지가 그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가느냐가 결정되지 않을까 한다.
-- 최근 경기 판단은
▲좀 나아지려다가 세월호 때문에 주춤한 상황 아닌가. 세계 경제 국면과도 연관이 있다. 좀 회복하긴 하는데 너무 미약하다.
-- 경제 회복에 있어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우리 경제는 4분의 3은 시장이고 4분의 1이 재정, 공공부문이다. 시장이 응답해야 한다. 재정이 아무리 뭘 해본들 크게 기여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장과 호흡하면서 시장이 응답하도록 정책 주고 신뢰 주고 끌고 가지 않으면 효과 못본다.
월급, 부동산, 주식은 시장이 올려주는 거지 부총리가 올려주는 게 아니다. 시장 권력이 엄청 커져있어 정부 권력이 못 맞선다. 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윤활유를 쳐주고 할 수는 있지만 개발 시대처럼 할 수는 없다.
-- 최근 소득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많다
▲국정기조 첫째가 경제 부흥이고, 두 번째가 국민행복이다. 새 정부 정책 형성과정을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나는 철학을 이해한다. 경제 성장도 하고 일자리 성장도 해서 골고루 나눠줘야 국민이 행복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큰 틀의 기조다.
아무리 성장해본들, 국가만 좋지 국민은 만족 못한다는 것이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요새는 국민들이 자신에게 무슨 혜택이나 이익이 돌아가는지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 성장이 국민들에게 오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정부의 국정 철학이고 기조다.
-- 부동산 규제, LTV, DTI 등 손봐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던데
▲내가 예전에 공무원으로 일할 때에 한창 부동산이 난리였다. 아파트 채권 입찰제를 도입한 게 내 아이디어다. 토지기록 전산화, 복덕방 허가제, 종합 소득세 과세 등 인프라가 갖춰지던 시기다. 그때 다 종합 소득세 과세 등이 다 갖춰지던 시기다. 쉽게 얘기하면 그때는 있으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 붙던 시절, 한여름이다. 지금은 한겨울 아니냐.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으니 감기 걸려서 안 죽겠느냐. 한여름 오면 옷 바꿔 입으면 된다. 언제 올지 모르는 한여름 대비해서 옷 계속 입고 있으면 되겠느냐.
-- 환율은 장기적으로 강세로 가는 방향인가
▲경상수지 흑자만 보면 그런 요인도 있지만, 환율이 꼭 그런 요인만 가지고 갈 수는 없는 부분도 있다. 환율, 가격변수라는 것은 민감해서 이랬다 저랬다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다.
-- 기업 입장에서는 고환율이 좋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게 거시적 성장이 국민 행복과 다른 한 예다. 사실은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소득이 올라가서 구매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껏 우리나라는 수출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국민이 이제 경제성장 6∼7%인데 나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에 접어들고 있다.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이 같이 가야 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수출이 잘 됐다고 하면, 흑자 나는 것은 좋지만 그 효과가 국민 삶의 질로 나타났을 때 의미 있는 것이며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했었다.
-- 정치인 출신으로서 앞으로 다른 부처, 청와대 등과 어떤 식으로 조율과 협상을 해 나갈 것인가
▲협상이라는 것은, 큰 것을 얻어내기 위한 작은 투자다. 지난 1년간 여야 관계가 극도로 파고 높을 때 원내대표를 하면서 법안을 다 처리하고 나왔다. 예산안, 외촉법, 기초연금법 모두 안될 줄 알았지만 패키지딜을 통해 처리할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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