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30% 이상 감소…수입처 다변화 정책 영향
한국의 이라크산 원유 수입이 올해 들어 이라크 사태 이전부터 급감해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이라크산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이에 따라 이라크 사태가 악화해도 직접적인 공급 차질과 같은 타격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월 한국의 이라크산 원유 수입 금액은 29억2천432만 달러(약 2조9천84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전체 원유 수입 금액 중 이라크산의 비중은 지난 한 해 동안 9.3%에서 올해 1∼5월 7.3%로 하락했다.
이라크산의 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33.9%), 쿠웨이트(15.1%), 아랍에미리트(UAE, 11.3%), 카타르(9.3%)에 이어 지난해와 같은 다섯 번째로 집계됐다.
이라크산 원유 수입이 감소한 것은 중동에 집중된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정부 정책 등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같은 기간 북해 브렌트유를 생산하는 영국에서 원유를 수입한 금액은 20억7천641억 달러로 27.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 원유 중 영국산의 비중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6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서방의 경제제재 대상인 이란과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은 각각 16.3%, 22.8% 감소했고 비중도 7위, 8위로 떨어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석유공사는 자회사인 영국 다나사가 북해에서 생산한 브렌트유 200만 배럴을 한국 에너지기업이 생산한 원유로는 최초로 국내에 직도입한 바 있다.
이 같은 원유 도입처 다변화 정책 덕분에 앞으로 이라크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최악의 경우가 빚어져도 원유 도입에 미칠 악영향은 그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고 시장 불안이 커지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 초 배럴당 104∼105달러대에서 이라크 사태가 본격화된 중순 들어 급등했다.
지난 23일에는 111.28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대체로 110달러대를 유지하며 지난해 9월 초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지속했다.
이라크 사태는 과격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협하며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계속하는 가운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시리아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가 ISIL 병력을 공습하고 이란·터키·요르단 등 인접국으로 긴장이 퍼지면서 지난 24일 뉴욕증시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도 계속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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