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LTV 변화없느냐” 고객들 금융관에 항의 속출

“왜 LTV 변화없느냐” 고객들 금융관에 항의 속출

입력 2014-08-03 00:00
수정 2014-08-0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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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수도권·비도시는 아파트도 70% 미적용”2금융권 대출 끌어오자”…일부 은행 우대금리도 검토

정부가 1일부터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던 담보인정비율(LTV) 비율을 70%로 단일화했지만, 이는 최고 한도 의미여서 실제 대출 한도는 은행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하향세와 제2금융권 이용자의 대환(대출 갈아타기) 수요를 고려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추가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대출 수요자는 앞으로 금리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택별 LTV 은행이 결정…고객 혼선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LTV 규제 완화정책이 ‘최고 한도의 변화’가 아닌 ‘일률적인 70% 적용’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일선 대출창구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의 H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고모(48)씨는 LTV 상향 조정 소식에 대환을 하려고 지난 1일 신한은행 창구를 찾았다가 본점과 지점의 설명이 달라 폭염 속에 온종일 헛고생을 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고씨는 “지점 창구에서는 LTV가 60%까지밖에 안 된다고 해 본점에 문의했더니 오늘부터 70%까지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혹시나 해서 다른 지점을 찾았더니 마찬가지로 60%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데다 은행 내부에서조차 정확한 정책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혼선을 빚으면서 애꿎은 고객만 헛고생한 셈이다.

실제로 인천 중구의 경우 LTV 적용비율이 하나·외환·기업은행 각 70%, 국민은행 67%, 우리은행 65%, 신한은행 60%로 제각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LTV 완화 시행 소식에 고씨처럼 헛걸음을 한 고객들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지점 대출담당 직원은 “인천 일부 지역이나 지방 도시에서 담보비율을 낮게 적용받은 기존 대출자들의 한도 확대 관련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일률적으로 70%로 상향조정 한다는 소식에 상담에 나섰다가 실상을 알고서 낙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TV 70%는 최고한도…비도시·다가구주택은 비율 낮아

앞서 정부는 1일부터 지역·금융기관과 상관없이 LTV는 7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60%로 단일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은행이 개별 대출자에게 적용하는 최종 LTV 비율이 아닌 최고 한도 비율의 조정이어서 실제로는 LTV에 변화가 없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단독주택이나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환가성이 떨어져 서울을 제외하면 경락가율(주택 경매 때 낙찰가의 비율)이 70%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환가성이 높은 아파트도 수도권 및 광역시는 대부분 LTV 70%로 맞춰졌으나 일부 지역은 70%를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천 중구와 같이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속한 지역도 은행에 따라 LTV 70%를 적용받지 못하는 곳도 나온다.

은행들은 자체 여신 정책에 따라 개별적으로 LTV를 산출하고 있어 같은 지역의 동일 유형 주택이라도 은행별로 달라질 수 있어 추가 대출을 원하거나 대환을 하려는 고객은 창구 방문 전에 미리 해당 은행에 LTV 상향 조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최근 3∼5년치 경락률을 따지고 여기에 은행별 여신 전략을 가감하기 때문에 차등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금리동향 살펴야…기준금리 최대 변수

LTV, DTI 완화로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추가 대출하는 것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당분간 금리 동향을 꼼꼼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다.

이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들이 정부 시책에 맞춰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의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경쟁을 벌이면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은행은 제2금융권에서 대환하려는 고객에 대한 금리 우대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LTV, DTI 완화로 2금융권에서 당행으로 대출을 이전하는 고객에 대해 우대금리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기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신한은행도 LTV, DTI 완화에 따른 고객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단 추이를 지켜보면서 금리 인하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은 제2금융권에서 갈아타려는 문의가 본격화되지 않아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민, 농협, 기업, 씨티, SC 등 다른 은행들은 본격적인 검토 없이 시장 분위기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여신 담당자는 “당행은 아직 금리조정 계획이 없지만 2금융권 대출 흡수를 위해 은행권이 금리 인하를 검토한다는 소문은 무성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오는 1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하락세는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최저 금리(혼합형 5년 고정 비거치식)는 연 3.5% 내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을 계기로 채권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내수 부진 등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최 부총리와 경제 인식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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