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에 금리 인하까지…주택대출 다시 불붙나

규제 완화에 금리 인하까지…주택대출 다시 불붙나

입력 2014-08-17 00:00
수정 2014-08-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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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에 다시 불이 댕겨질지 주목된다.

대출이 늘어날 만한 환경은 이미 조성됐다. 정부가 주택대출의 대표적 규제인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일괄적으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권의 주택대출은 지난 6월부터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부동산 활성화를 기치로 내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내정과 비슷한 시점이다.

그러나 실제 주택대출이 늘어나려면 규제 완화나 금리 인하보다 주택 매매가격의 움직임과 거래 심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예단은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LTV·DTI 풀고 금리도 내려…”판 깔았다”

지난 14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정부의 경기 활성화 의지에 대한 통화정책의 ‘화답’으로 받아들여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시장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져 대출 이자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완화된 LTV·DTI가 시행되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가 가세해 주택대출이 활성화되고,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거래를 촉진하겠다는 게 정책 목표인 셈이다.

지역, 주택 종류 및 가격, 대출 기간 등에 따라 50∼70%로 차등화돼있던 LTV는 이달부터 70%로 일괄 적용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 대한 DTI도 종전에는 50%였으나 인천·경기 지역과 같은 60%로 높아졌다.

LTV·DTI 완화로 같은 사람이 같은 주택을 사더라도 대출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겼다.

금리 인하는 완화된 LTV·DTI를 바탕으로 대출을 더 늘리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LTV 50% 기준으로 5억원 짜리 집을 살 때는 2억5천만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이를 70%로 높임으로써 1억원을 더 빌릴 수 있게 됐다.

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지면 3억5천만원에 대한 연간 이자 부담은 87만5천원 줄어든다.

박철웅 기업은행 개인여신부 팀장은 17일 “LTV·DTI 완화에 이어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대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택대출 부쩍 늘어…거래시장 ‘온기’ 이어질까

은행권의 주택대출은 LTV·DTI 완화를 공언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최 부총리의 내정과 맞물려 부쩍 늘고 있다.

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외환 등 6개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현재 216조원이다. 5월 말(210조4천억원)보다 5조6천억원 늘었다.

6월에 2조2천억원, 7월에 2조1천억원 각각 늘어난 이들 은행의 주택대출은 8월들어 이미 1조2천억원 증가했다.

LTV·DTI 완화와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쌍끌이 효과’를 낼 경우 이달에는 3조원 가까이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인 8월에는 주택대출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증가폭인 셈이다.

지난해는 6월에 1조9천억원 늘었을 뿐, 7월과 8월에는 2천억원씩 주택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주택 시장에선 이미 ‘온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94.0% 급증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7주 연속 올랐고, KB금융경영연구소가 217개 중개업소를 설문 조사한 결과 88.9%가 하반기 집값 상승을 점쳤다.

신한은행의 한 영업점 직원은 “대출 후 3년이 지나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없는 고객의 대환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에도 대출 수요자들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전에는 주택대출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설문 조사에서도 중개업소의 약 80%가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주택 매매거래와 매매가격에 실제로 나타난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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