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휴대전화 불법 보조금과 관련해 과징금을 내리고 추가 영업정지 일정을 결정하면서 이통사들이 영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가 결정한 과징금 규모에 대해서는 업계에선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방통위의 과거 처벌 수위에 미뤄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방통위는 21일 최성준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5월 20일 이후부터 6월 사이 불법 보조금으로 시장을 교란한 책임을 물어 SK텔레콤 371억원, LG유플러스에 105억5천만원, KT 107억6천만원 등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최 위원장이 최근 한 강연에서 “수백억원의 과징금이 추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이후 업계선 시장 과열을 주도한 업체에 최대 300억원 선, 나머지 업체들은 그 절반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과징금 부과는 3분기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통 3사 모두 반복되는 영업정지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놓고도 이통사 간에 득실을 따지는 분위기다.

방통위는 올해 1∼2월 보조금 경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내렸던 1주일간의 영업정지 시행 시기를 추석 연휴를 전후해 각각 8월 27일부터 9월 2일, 9월 11일부터 17일까지로 정했다.

어떤 사업자를 어느 날짜에 배정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가운데 영업정지로 인한 제재 효과가 더 큰 날짜에 SK텔레콤을 배치하기로 했다. 따라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득실을 놓고 계산에 나선 모양새다.

문제는 이 시기에 주요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다음달 3일과 9일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모델 모두 가입자들이 관심을 두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출시 시기와 영업 정지 기간이 겹칠 경우 가입자 유치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징금은 예상했던 수준이다. 다만 영업정지가 문제”라면서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6는 모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인기모델이어서 시장 선점에 실패하면 그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아직 신규 단말 출시 날짜가 확정되지 않아 더 복잡한 상황”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유통망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