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부지 낙찰후 정몽구 회장 주식가치 4천억 감소

한전 부지 낙찰후 정몽구 회장 주식가치 4천억 감소

입력 2014-09-21 00:00
수정 2014-09-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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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낙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가치가 4천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에 10조원이 넘는 거액을 베팅한 것으로 확인되자 그룹 내 자동차 3개사의 주가가 급락한 결과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종가 기준으로 정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6조5천880억원에 달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낙찰이 결정되기 전인 17일 지분가치(6조9천634억원)보다 3천754억원 급감한 수치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의 지분가치가 2조4천843억원에서 2조2천564억원으로 2천279억원 줄었고 현대모비스 지분가치도 1천491억원 감소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각각 5.17%, 6.96%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는 정 회장이 직접 보유한 주식은 없지만,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차가 기아차의 주식을 33.88% 보유했다.

정 회장의 지분율이 11.84%인 현대제철의 가치액도 하루 새 304억원 줄었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우 기아차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가치 감소 폭이 컸다.

정 부회장의 기아차 지분율은 1.74%인데 지분 가치가 4천166억원에서 3천841억원으로 325억원 감소했다.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현대차에 해당하는 지분 감소 폭은 1억3천만원에 그쳤다.

다만, 정 부회장이 가진 상장사 전체 지분가치는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4조702억원에서 4조1천33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에 한전 부지를 낙찰받은 현대차그룹컨소시엄(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 회장의 딸인 정성이·명이 씨의 현대차 지분가치는 7억5천만원에서 6억8천만원으로 7천만원 줄었다. 이들은 현대차 보통주와 우선주를 소량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 일가의 지분 가치액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현대차그룹 내 자동차 3개사의 주가가 이틀 동안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삼성전자와의 경쟁 끝에 삼성동 금싸라기땅인 한전 본사 부지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입찰가로 제시한 금액(10조5천500억원)이 시장 예상치인 4조∼5조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 주가가 7∼9% 이상 미끄러졌다.

현대차 주가는 낙찰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내리막을 탄 끝에 18일 9.17% 하락 마감하며 2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률은 2011년 8월 19일 10.97%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현대차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주가도 같은 날 각각 7.80%, 7.89% 급락했다.

이날 현대차그룹 3개사의 주가 급락으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8조4천118억원 증발했다. 낙찰가에 가까운 금액이 한나절에 사라진 것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19일에도 1%대 하락세를 이어갔고, 기아차가 유일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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