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 “누리과정 도입 후 사교육비 증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70%는 누리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13일 나타났다.육아정책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3∼5세 누리과정 이용 실태 및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3천59명을 대상으로 누리과정에 대한 인식, 이용 실태 등을 설문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교육·보육을 통합해 동일한 과정을 가르치고 국가가 교육·보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2011년 만5세 누리과정이 도입된 후 지난해 3∼5세로 확대됐다.
설문 조사 결과 유치원 이용 부모의 71.7%, 어린이집 이용 부모의 69.4%는 누리과정에 대해 들어보기는 했지만 내용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누리 과정 시행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보육과정 사이에 차이가 없어졌느냐는 질문에는 유치원 이용 부모의 59.8%, 어린이집 이용 부모의 42%가 “여전히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유치원은 평균 7.2시간, 어린이집은 7.4시간으로 나타났으며 8시간 이상 머무르는 비율은 유치원이 50.6%, 어린이집은 44.9%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누리과정이 3∼5세로 확대된 전후인 2012년과 2013년을 비교해볼 때 사교육 이용 개수가 유치원 이용부모는 0.8개에서 1.1개로 어린이집 이용부모는 0.9개에서 1.3개로 늘었으며, 사교육 총 비용도 유치원 이용부모는 11만7천원에서 12만7천원으로, 어린이집 이용부모는 9만9천원에서 12만2천으로 증가했다.
육아정책연구소 권미경 부연구위원은 “누리과정으로 교육·보육 비용이 지원됨에 따라 절약된 가계지출 중 일부가 사교육비로 사용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이는 부모의 조기 교육 선호 현상일 수도 있지만 지원금이 자녀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은 “부모들이 제도적 차원에서 누리과정을 인지하는 비율에 비해 누리과정의 교육 내용과 과정을 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누리과정이 강조하는 기본생활습관과 인성, 자율성 등이 지속적으로 홍보될 때 관련 내용이 부모의 양육 과정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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