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실적부진 우려에 대기업 신용위험 커진다

엔저·실적부진 우려에 대기업 신용위험 커진다

입력 2015-01-05 13:32
수정 2015-01-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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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험평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중기도 마찬가지

국내 은행들이 평가한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엔화 약세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올해 1분기에 19로 전망됐다. 전(前) 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이런 신용위험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9) 이후 가장 높다.

한은은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매 분기 설문조사를 해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대출수요 등을 지수화한다.

은행들이 대기업에 빌려준 돈을 떼일 확률이 크다고 볼 수록 신용위험지수는 높아진다.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4분기(28)에 관련 통계치가 나온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정의 한은 조기경보팀장은 “엔화 약세 등으로 대외 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일부 대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로 대기업 신용위험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올해 1분기 28로 전망됐다. 전분기보다 3포인트 올랐다.

내수 부진,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경영 애로가 여전한데다 일부 경기민감 업종과 한계기업 중심으로 부실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은 2012년 1분기 19에서 그해 2분기 31로 급등하고서 3년 가까이 30선 전후를 오르내리고 있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22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쌓인데다 가계 소득여건 개선이 미흡해 저신용자·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질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은행들은 가계에 대한 대출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대출 문턱을 조금씩 낮추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계 주택자금 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 지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 완화 대책이 발표된 작년 3분기 19에서 4분기 16, 올해 1분기 전망치는 13으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 지수 전망치는 22로, 전분기의 3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약해진데다 주택거래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탓에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가계의 일반자금 대출 또한 연초 성과급과 설 상여금 지급, 연말정산 소득세 환급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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