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중년여성 일터로 나왔다…10명중 6명, 사상 최고

40·50대 중년여성 일터로 나왔다…10명중 6명, 사상 최고

입력 2015-01-15 07:35
수정 2015-01-1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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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 팍팍해져 질 낮은 일자리로 유입”

집에서 가정주부로 지내며 육아와 가사를 맡아 온 중년 여성들이 일터로 나오고 있다.

여성 고용이 활성화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팍팍한 가계 살림살이 때문에 취업을 선택한 중년 여성들이 주로 질 낮은 비정규직·시간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0대와 50대 여성 고용률은 각각 65.1%와 60.9%로 관련 통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0·50대 여성 10명 중 6명 이상이 노동 시장에 뛰어들어 일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다.

취업자 뿐 아니라 실업자까지 합친 경제활동참가율도 역대 최고다. 40대는 66.7%, 50대는 62.3%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 전체의 경제활동참가율(51.3%)과 고용률(49.5%)이 모두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에는 일터로 나온 중년 여성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가사나 육아, ‘쉬었음’ 등 상태에 있던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40대 여성 비경활인구는 1년 전보다 3만4천500명 줄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50대 여성 비경활인구는 3만5천400명 줄었는데, 전년 대비로 이 연령대 여성 비경활인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남성과 여성을 통틀어 지난해 전체 비경활인구는 1천597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5천700명 줄었다. 비경활인구가 줄어든 것은 2004년(-8만3천100명)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는 중년 여성들의 고용 시장 진출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줄어든 전체 비경활인구를 분석해보면 육아를 하다가 고용시장에 진입한 사람이 3만9천명, 가사일을 하다 진입한 사람이 13만1천명이었다. 가정주부들이 상당수 취업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0·50대 중년 여성과 더불어 30대 여성의 고용시장 진입도 늘고 있다.

지난해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58.4%와 56.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비경활인구 감소폭은 7만6천600명으로 2006년(-9만3천3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가사와 육아 수행 비율이 높은 30대부터 50대까지의 여성 고용이 늘어난 데에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경력단절여성 고용 대책 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부진 속에 실질임금상승률이 0%대에 머무는 등 가계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살림이 팍팍해지자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취업을 선택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비경활인구의 감소는 50대를 중심으로 여성의 노동 시장 진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며 “가계소득 정체와 불안한 노후 준비 등으로 일자리를 찾는 중년 여성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비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 등 질 낮은 일자리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여성 고용을 늘리는 방향의 정책은 긍정적이지만, 질 좋은 일자리 증가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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