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망 ‘갑론을박’…1분기 인하 VS 연내 동결

금리 전망 ‘갑론을박’…1분기 인하 VS 연내 동결

입력 2015-01-18 10:20
수정 2015-01-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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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2.0%인 기준금리를 석 달째 동결했다.

시장 전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충격은 없었지만 동결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금통위가 큰 틀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보였다는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추가 인하 전망을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금통위의 ‘매파’ 성향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해 늦어도 1분기에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연내 추가 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석 달째 금리 동결…매파 성향 보인 금통위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대다수는 이번 달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물가와 경기회복 둔화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은 여전했지만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보여 1월 금리는 변동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금통위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해 석 달째 연 2.0%로 유지했다.

한은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서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성장률 전망치(3.9%→3.4%)가 낮아진 것은 성장 동력이 둔화한 게 아니라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이례적 요인으로 부진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고 봤기 때문이다.

성장률 눈높이는 낮아졌지만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하락 속에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금리 인하 적기대응 발언)로 금통위에서 (만장일치가 아닌) 소수의견이나 한은 총재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기대했지만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인 금통위였다”고 평가했다.

작년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린 정책의 실물경제 영향을 좀 더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도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결국 현재의 기준금리가 경기 회복세 지원에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해 금리를 동결했지만 대외 경제여건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 비둘기파 반영 통화정책방향 문구…”1분기에 금리 인하”

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는 채권 전문가들은 ‘매파’ 금통위 속에서 ‘비둘기파’ 견해가 반영된 통화정책 방향의 문구 변화를 주목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한은도 이달 통화정책 방향문에서 어두운 경기 전망을 드러냈다.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차이인 국내총생산(GDP) 갭과 관련해 한은은 지난달만 해도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가 이달에는 “마이너스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다.

또 대외 여건에는 ‘산유국의 금융 및 경제불안’을 삽입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은 “통화정책 방향문의 비둘기적인 면은 물론 지난 10월 대비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 국내외 경기 여건의 어려움은 통화정책 완화의 필요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올해 연간전망을 통해 제시한 3월 금리 인하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늦어도 1분기 중에는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비둘기파적 견해가 반영된 통화정책 방향 문구의 변화에 더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당국의 정책 선택지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간접적이나마 시사됐다는 점이 추가 금리 가능성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도 1분기 내 0.25%포인트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추세화, 글로벌 환율전쟁 본격화, 경기 주체의 심리 부진 지속 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홍섭 연구원은 한은의 물가 전망과 실제 수치와의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은과는 달리 물가 전망을 0.9%로 보고 있어 상반기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흐름이 한은의 전망과 차이가 난다는 것이 확인되는 지점이 인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 만장일치 동결 주목…”연내 금리동결 기조 지속”

이달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시장 전망은 크지 않았지만 1분기 안에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강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조기에 차단하려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의 금리 인하 관련 발언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금통위가 열리기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더 낮은 1%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금통위에서 나타난 매파적 성향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만장일치로 동결이 이뤄졌다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최근 유가가 급락하고 세계 주요국의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금통위 일부 위원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소수의견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정 경제전망치를 대폭 낮췄음에도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현재 기준 금리가 경기 부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당분간 인하 기대는 유지되겠지만 연말까지 금리 동결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안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통화당국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총수요 부족을 모두 금리 인하로 메우는 것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많이 늘어난 가계부채와 통화량은 통화론자의 입장을 강화해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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