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의 LIG손보 인수 지지부진 왜

KB의 LIG손보 인수 지지부진 왜

입력 2015-01-24 00:12
수정 2015-01-2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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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가격 차’ 좁히지 못해 최종 계약서 서명 못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첫 성과로 주목받았던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금융 당국으로부터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최종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못했다. KB금융과 LIG그룹 간 ‘가격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LIG그룹에 당초 인수가격보다 10%가량 깎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LIG그룹은 “가격은 이미 협상이 끝난 부분인 만큼 이제 와 값을 낮춰 주기는 힘들다”며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KB는 당초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하는 데 6850억원의 가격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런데 KB가 본격적인 실사에 들어간 후 LIG손보의 수익성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나쁘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 문제가 됐다. 우선 LIG손보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가 크게 내려갔다. 지난해 6월 인수 확정 당시에 LIG 측이 내세웠던 순이익 예상치는 2578억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LIG는 절반에 불과한 1370억원으로 예상치를 낮췄다. KB 측이 두 배나 비싼 가격에 LIG를 샀다는 얘기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법인이다. 2013년 손실은 400억원, 지난해 손실은 무려 800억원 수준이다.

인수 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LIG손보를 금융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법상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LIG손보 지분을 추가로 10%가량 사들여야 하는 것이다. 건전성 제고와 영업력 강화를 위해서도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KB가 LIG에 쏟아부을 돈은 인수가를 합쳐 총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5-01-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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