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잘못하면 뛰는 일본·기는 한국 신세 될 수도”

최경환 “잘못하면 뛰는 일본·기는 한국 신세 될 수도”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5-05-20 23:24
수정 2015-05-2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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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장관회의서 이례적 아베노믹스 거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자칫 잘못하다가는 뛰어가는 일본, 기어가는 한국으로 신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아베노믹스 성장전략 주요 내용 및 시사점’에 대해 논의한 뒤 “일본은 경제·사회적으로 한국과 유사한 구조가 많기 때문에 일본의 규제개혁 방식을 반면교사로 삼을 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아베노믹스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구조개혁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 전략’은 규제 개혁과 대외 개방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며 “특히 농업, 의료, 관광 등의 분야에서 ‘암반규제’(덩어리 규제의 일본식 표현)의 개혁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의 구조개혁은 이해집단 간의 갈등조정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해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라고 말했다.

이미 아베노믹스는 구상 단계를 벗어나 법제화와 실천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의에서 주제 발표를 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은 “일본은 각종 회의와 기구 설치를 통해 성장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특히 규제 개혁을 통해 농업과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한 생산가능인구의 급감과 노동시장 양극화, 기업의 투자 의욕 감소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아베노믹스 한계’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아베 내각의 성장 전략은 제도 설계와 실행 체제 구축, 법제화 등에서 본받을 만하다”고 총평했다.

최 부총리는 청년고용 문제 해결과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급함도 환기했다. 그는 “모든 부처가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는 각오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청년 신규채용과 연계한 임금피크제 시행에 과감한 재정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공공 부문이 이를 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법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5-05-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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