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의 조종사노조가 2일 조종사의 일일 최대 비행시간 관련 규정을 개정하려는 국토교통부에 반발하는 집단성명을 냈다.

항공법 시행규칙은 ‘운항승무원(조종사)의 연속 24시간 동안 최대 승무시간·비행근무시간’을 규정하는데 기장 1명이 근무할 경우 8시간 비행근무 시 8시간 이상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하고 일일 최대 비행근무시간은 13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앞서 조종사들과 국토교통부는 ‘연속 24시간’의 개념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조종사들은 8시간 비행근무 후 8시간 휴식을 취하고 연이어 다시 8시간 비행근무를 한 경우 16시간 근무에 해당해 일일 최대 비행근무시간을 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토부는 8시간 휴식을 취했으니 두 번째 근무만 기준으로 일일 최대 비행 근무시간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조종사 노조는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고 법제처는 지난 2월 조종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국토부는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최근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 전 조종사들의 의견을 물었다.

국토부는 시행규칙에 ‘연속되는 24시간이란 최소 휴식시간의 부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경우의 연속되는 24시간을 의미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되 최대 승무시간·비행근무시간을 초과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자고 나섰다.

▲ 8시간 비행 전 중간 휴식시간 부여 ▲ 연속 24시간 안에 8시간 넘게 비행한 조종사는 다음 비행 전 최소 18시간 이상 휴식시간 부여 ▲ 연속되는 7일 동안 비행시간이 32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비행시간을 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종사 노조는 “개정안대로라면 1회 최대 비행시간은 현행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일일 최대 비행근무시간은 13시간에서 16시간까지 늘 수 있다”고 주장하며 “조종사의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피로 누적으로 상황 판단이 불가능해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반발한다.

또 “법제처가 조종사들의 손을 들어주자 국토부는 그동안의 위법 행위를 합법화하는 개정안을 들고 나왔다”며 “항공사들은 성수기에 더 빡빡한 비행 스케쥴을 합법적으로 편성하길 원하는데 국토부 개정안이 이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토부 관계자는 “국가 기준은 항공사와 노조 어느 한 쪽에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항공수송량 상위 국가들의 기준을 모두 참고해 합리적인 수준의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사와 조종사 등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해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