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신규 가입자 33만여명, 11월 대비 26% 줄어11·3대책 영향…서초 래미안 리오센트·목동 자이 등 미계약 속출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등 청약조정지역의 1순위 자격요건이 대폭 강화된 데다 최근 청약 열기가 한 풀 꺾인 탓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강남 요지의 아파트에서 미계약이 발생하고 청약 미달이 속출하는 등 청약시장의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수는 총 33만476명으로 지난 11월 신규 가입자 수(44만6천154명)에 비해 25.9% 감소했다.
지난 10월만 해도 47만1천250명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신규 가입해 9월 대비 6만3천799명이 증가했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통장 가입자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11·3대책의 후속조치로 지난달부터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신도시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37곳에 대해 세대주가 아니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한 경우, 5년 내 당첨 사실이 있는 경우 1순위 자격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은 대책 발표 첫 달인 11월(-5.3%)에 비해 신규 가입자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12월부터 본격적으로 1순위 자격이 제한되면서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고 미달 단지가 증가하는 등 미분양 우려도 나오고 있어서다.
통장 신규 가입자수가 줄어들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 2순위 가입자수도 총 871만1천245명으로 11월 말(872만7천340명)에 비해 1만6천95명이 줄었다.
금융결제원 분류상 2순위는 신규 가입자를 포함한 통장 가입기간 1년 미만의 사람이다.
지역별로는 11·3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의 가입자수가 많이 줄었다. 지난달 서울지역 2순위 가입자수는 총 209만6천5명으로 11월에 비해 7천791명이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외에도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4개 구의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고 다른 구에서도 1년6개월간 전매를 할 수 없어 투자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5개 광역시에선 2순위자 수가 전월에 비해 2천121명 줄었고, 기타 지방은 6천8명이 감소했다.
대형 건설사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청약조정지역의 1순위 청약 요건과 재당첨 제한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통장 사용보다 미분양을 노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청약요건이 완화되고 분양 열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통장 가입자수도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청약 시장 위축은 실제 청약 순위내 미달과 미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는 1순위에서 평균 12.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적지 않은 미계약이 발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순위 요건이 강화되면서 부적격자가 당첨자의 29.5%에 달할 정도로 많았고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는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아 계약을 포기한 사람이 많다”며 “특히 비로열층의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해 저층 중심으로 미분양이 생겼다”고 말했다.
역시 작년 12월 분양한 서울 양천구 목동파크자이도 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은 했지만 전용면적 84㎡에서 미계약이 발생했다.
작년 11월 대책 발표 직후 분양한 서대문구 연희파크 푸르지오나 연초 분양한 화성 동탄2신도시 아이파크 등은 애초 1순위 청약부터 미달이 났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종전까지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예비당첨자까지 계약 5일내 완판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2∼3개월씩 걸려야 완판되는 시대가 다시 온 것 같다”고 “청약조정지역에선 한 번 당첨이 되면 5년내 1순위 청약을 못하기 때문에 분양 받는 사람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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