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밖에서 유골조각 발견돼 미수습자 가족 충격
세월호를 절단하지 않고 옆으로 누운 모양 그대로 통째로 들어 올린 이유는 미수습자 9명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해양수산부는 2015년 8월4일 상하이샐비지컨소시엄과 세월호 인양협약을 체결하면서 “미수습자 9명을 가족의 곁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세월호 인양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발표했다.
해수부는 인양 준비작업을 하면서 4중으로 유실방지책을 마련했다.
먼저 세월호의 창문과 출입구 290여개 중 잠수작업으로 접근 가능한 모든 곳에 가로·세로 2.5㎝ 간격의 아연도금 철망을 부착하고, 대형 그물망으로 선체 전면과 후면을 감쌌다.
리프팅빔 위에도 유실방지망을 설치한 뒤 세월호를 그 위에 얹도록 했다.
그리고 수중에 있는 세월호 주변으로 해저에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철제펜스를 설치했다.
세월호를 들어 올릴 때 미수습자 유실을 원천봉쇄하려는 조치이다.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한 작업이었다.
해수부는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옮긴 뒤 4월 초부터 잠수인력과 수중음파탐지기를 철제펜스 내부에 투입해 3만2천㎡를 총 40개 구역으로 나눠 샅샅이 훑을 계획이다.
하지만 28일 세월호가 선적된 반잠수식 선박 갑판에서 4∼18㎝ 크기의 유골 6조각이 발견되자 미수습자 가족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해수부 세월호 인양추진단 역시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세월호 선체 밖에서 유골이 발견됨에 따라 자칫 미수습자 9명 중 일부는 못 찾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세월호의 창문과 출입문 등 외부로 열린 공간을 통해 펄이 배출되면서 유골이 함께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인양과정 중 유실방지망 일부가 훼손됐을 수도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세월호 인양이 늦어지면서 시신이 온전한 상태가 아니기에 유실 가능성이 더 커졌다.
유해발굴 권위자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바다에서 36개월이 지난 유해는 골반과 허벅지 뼈 등 큰 뼈만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고,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기 쉬운 상태다.
박 교수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의 원칙과 방안’ 세미나에서 “유실방지망이 (해저에 누워있던) 세월호의 누운 면에는 없어 선체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유해가) 유실됐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수습자 가족은 ‘실종자, 실종자 가족’이라는 단어를 절대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실종자라고 부르면 영원히 만나지 못할까 봐서다.
해수부는 세월호를 목포신항에 올리고 나서 선체 내부는 물론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미수습자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미수습자 가족은 이날 유골 발견으로 더욱 더 가슴을 졸이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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