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연체율·연체액 높아져
지난해 카드 대출을 크게 늘렸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올라가고 연체액도 늘어나고 있다.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은행계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와 삼성카드의 1분기 연체잔액(1개월 이상 연체)은 총 9천552억원으로 1조원을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분기 만에 425억원(4.7%) 늘어난 것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연체율과 연체액이 커졌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1.12%이던 연체율이 1.41%로 0.29%포인트 상승해 가장 많이 올라갔고 연체액도 1천30억원으로 27.2%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또 하나카드는 연체율이 1.54%에서 1.67%로 0.13%포인트 올라가 연체액도 1천50억원으로 6.7% 늘었다.
다만 신한카드는 연체율이 1.43%에서 1.40%로 0.03%포인트 떨어졌고 연체잔액도 3천287억원으로 0.8% 줄었다.
이처럼 카드사의 연체율과 연체잔액이 커진 것은 그만큼 신용판매나 카드 대출이 늘어나서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이들 카드사의 총 채권 잔액은 65조5천60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1조6천974억원으로 9.4% 늘었다.
특히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잔액이 지난해 말 26조4천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말 대비 11.9%(2조8천억원)나 늘었다.
지난해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조달비용이 적게 들자 카드사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카드론을 대폭 늘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대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연체율 상승이 뒤따라 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카드 대출은 금리가 높아 이자 상환의 부담이 큰데 경기도 안 좋으니 자연히 연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도 카드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분기별 가계부채 증가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액을 넘지 않도록 매일 대출 취급액을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2개 이상 카드사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의 대출을 고위험 대출로 구분하고 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저소득 다중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경기 부진으로 한계상황에 몰리면 부실이 폭증할 수 있다”며 “가계대출의 속도 조절과 함께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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