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논란 이후 부정적 연관어 비율 41%까지 늘어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신장 손상 등을 일으키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햄버거 공포증(햄버거포비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아직 피해자의 햄버거병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고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언제 내놓을지 알 수 없어 인터넷 속 햄버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17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4일까지 빅데이터(블로그 3억6천569만건·트위터 76억8천881만건·뉴스 243만건)상 햄버거에 대한 긍정적 언급량(85%)은 부정적 언급량(15%)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햄버거병 논란이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약 1주일간 빅데이터(블로그 231만건·트위터 9천955건·뉴스 21만건)상 햄버거를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비율은 59%로 떨어졌고 부정적 언급 비율은 41%까지 치솟았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햄버거병 언급량도 올해 상반기까지 거의 없다가 5일 623건, 6일 1천687건으로 폭증했고 13일에는 3천693건까지 늘어난 상태다.
사람들이 햄버거를 꺼리는 이유도 햄버거병 논란 확산 전후로 확연히 달라졌다.
2015년부터 지난 4일까지 햄버거에 대한 부정적 감성어 가운데 매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다’(2016년 기준 4천237건)와 ‘비싸다’(3천911건)였다.
이는 패스트푸드 햄버거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과 더불어 프리미엄 수제 버거 열풍으로 인해 햄버거 단품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 5일 이후 약 일주일간 햄버거 관련 부정 감성어 중 가장 언급량이 많은 단어는 ‘손상되다’(509건)다. 이어 ‘논란’(325건), ‘감염되다’(325건) 등의 단어도 햄버거 연관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격 측면에서 햄버거에 대한 단점이 부각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불안감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들로 햄버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다.
햄버거병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소프트가 지난 5일 이후 햄버거병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언급량이 가장 많은 연관어는 대장균(443건)이었으며 식품(414건), 증상(34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인물 연관어로는 아동(219건)이 전체 상위 연관어 순위 9위로 가장 언급량이 많았다. 이번 논란의 당사자가 4세 여아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아(197건)는 햄버거병 연관어 순위 12위에 올랐다.
다음소프트는 “햄버거병이 다소 생소한 질병이다 보니 발병 원인 및 증상을 묻는 게시물과 함께 아이를 위해 불매하겠다는 취지의 게시물 또한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빅데이터상에서 햄버거병 논란 이후에도 ‘먹고싶다’는 연관어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햄버거병으로 피해를 본 가족 이야기와 더불어 대중이 햄버거를 꺼리는 햄버거 포비아가 퍼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