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 ‘A매치’ 확대…SOC·에너지도 같은날 필기시험

공공기관 채용 ‘A매치’ 확대…SOC·에너지도 같은날 필기시험

입력 2017-09-07 15:10
수정 2017-09-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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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책금융·항만4사 포함 46개 공공기관 3천500여명 합동채용

46개 공공기관이 사회간접자본(SOC)과 에너지, 정책금융, 보건의료 등 7개 분야 15개 그룹으로 나눠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합동채용 방식을 도입한다.

중복합격에 따른 타 응시자 채용기획 축소, 과도한 경쟁에 의한 사회적 비용 완화 등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정부가 취업준비생들의 응시기회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46개 공공기관을 유사 그룹별로 묶어 동일 날짜에 필기시험을 치르는 합동채용 방식 확대 도입을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11∼12월 필기시험이 예정돼 유동적인 곳을 고려하면 합동채용으로 뽑는 인원은 현재까지 3천500여명으로 추산한다고 정부는 전했다.

현재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과 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항만 등 항만4사는 같은 날 필기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은행과 일부 금융공기업이 관행적으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러 취업준비생들은 이날을 국가대표팀 간 축구 경기를 뜻하는 ‘A매치’에 빗대 ‘금융 A매치의 날’로 부르고 있다.

정부는 기관 자율참여 원칙 하에 의견수렴 및 협의를 거쳐 기존에 합동채용을 실시하던 8개 기관 외에 총 38개 기관이 추가 참여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OC와 에너지, 정책금융, 보건의료, 농림, 환경, 문화예술 등 7개 분야 총 15개 그룹으로 나눠 합동채용을 진행한다.

SOC 분야 공항(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은 이달 30일, 철도(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유통, 철도시설공단)는 10월 28일 필기시험을, 에너지 분야 중 남부발전과 동서발전, 서부발전은 11월 11일, 남동발전과 수력원자력, 중부발전은 11월 18일을 필기시험일로 결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보건의료분야 2개 공공기관과 강원랜드,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광공사, 체육산업개발 등 문화예술 분야 4개 공공기관은 11월 4일 필기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미 채용일정을 공지한 기관, 소규모 채용 기관 등을 제외하고 합동채용을 희망하는 46개 기관 중심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응시기회의 급격한 축소를 방지하기 위해 그룹별 시험일자를 다양화하는 한편 230여개 공공기관은 개별채용을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시험 시행 일자 결정은 기관 자율이기 때문에 이번 합동채용에 참여하지 않는 곳이라도 우연히 필기시험 일자가 겹칠 수도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합동채용 방식이 중복합격에 따른 연쇄 이동 감소, 해당 기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인력 확보 등 긍정적 효과가 있어 이를 확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중 기관별 분산채용 방식은 과도한 응시 경쟁 및 중복 합격자 연쇄 이동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부설기관 포함 355개 공공기관의 설문조사 결과 2014∼2016년 중복합격에 따른 이직자는 870명 수준이다.

S기관의 경우 올해 상반기 채용에 1만1천명이 지원했으나 실제 7천여명만 응시해 결시율이 36%를 넘었다.

합동채용에 참여했다가 작년 별도 채용에 나섰던 정책금융 분야 K기관은 경쟁률이 상승하고 중복합격 이직자가 10명이 발생해 합동채용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합격 후 입사 포기 및 이직 등에 따른 인력운용 차질을 방지하고 기관별 분산채용에 따른 행정비용을 점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합동채용을 벌인 항만4사는 고사장 비용과 홍보비 등 1천여만원을 절감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이 합동채용을 실시하면 응시기회가 줄어들게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나서서 공공기관 입장에서만 판단해 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험생 설문조사 결과 불안 심리 때문에 중복지원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며 “하지만 연중 지역별로 시험을 보러 돌아다니며 ‘고시낭인’이라는 말이 나오는 사회적 상황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을 통해 결정했으며 일률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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