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맥주 관세 철폐로 시장잠식 심화 전망
맥주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맥주 무역적자가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다.맥주
21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연간 수입액은 전년보다 44.9% 늘어난 2억6천309만 달러(약 2천811억 원)로 집계됐다.
맥주 수출액(1억1천245만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수입액 증가 폭 역시 맥주 수출 증가율(23.7%)보다 훨씬 컸다.
이렇듯 국산 맥주의 선방에도 수입 맥주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작년 맥주 무역적자 규모도 전년보다 66.1% 급증한 1억5천65만 달러(약 1천610억 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1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맥주 무역수지는 2012년 -577만 달러로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수입이 매년 급증하면서 적자 규모가 5년 만인 지난해 25배가량 심화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맥주가 와인, 양주를 제치고 주류 수입 첫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일명 ‘홈(Home)술족’이 증가하면서 이른바 ‘소맥 문화’를 즐기던 소비자들의 맥주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수입 맥주는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판매품목 또한 전년 대비 2.5배 늘어난 것으로 aT는 추정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주요 국내 맥주 제품(카스·하이트·클라우드·맥스·오비) 구매 비중이 2012년 80% 수준에서 5년 새 60% 미만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수입 맥주 등 기타 맥주 구매비율은 절반 가까이 늘어났다는 소비자패널 설문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수입 맥주의 국내 시장 잠식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당장 올해부터 주요국 맥주에 대한 수입 관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이달부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 맥주에 대한 수입 관세가 사라졌으며, 7월부터는 EU(유럽연합) 맥주에 대해서도 관세가 철폐된다.
업계에서는 주요 수입 맥주 브랜드들이 더 낮은 가격과 다양한 맛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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