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확산지수 5개월째 50 이하…감소업종이 증가업종보다 많다는 뜻
광공업 체감경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식어가고 있다.전달보다 생산이 줄어든 업종이 5개월째 절반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 3월에는 감소업종 수가 증가업종 수의 3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광공업 전체 75개 업종 중에서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한 업종은 55개에 달했다.
나머지 20개 업종은 생산이 증가했고 보합세를 보인 업종은 없었다.
이로써 생산증가업종과 생산감소업종의 비율을 뜻하는 생산확산지수는 26.7에 그쳤다.
이는 전달(44.0)보다 17.3포인트(p)나 떨어진 것으로 2014년 10월(25.3)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확산지수가 50을 넘으면 생산이 늘어난 업종이, 50 미만이면 감소한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매달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서 발표되는 생산지수와 달리 생산확산지수는 산업별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생산의 증감 폭도 반영되지 않고 증감 방향만 나타내기 때문에 업종 전반의 체감경기를 파악하는 보조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생산확산지수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이를 단순히 보조 지표를 넘어선 경기 위험 징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지난해 11월 50.0을 기록한 이후 5개월째 5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달보다 생산이 감소한 업종이 5개월째 절반 이상이라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2008년 2월부터 13개월 연속 50 이하를 기록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지난 1년간을 봐도 생산확산지수가 50을 넘긴 달은 지난해 5월(56.7), 9월(60.0), 10월(58.7) 등 3개월뿐이었다.
생산확산지수가 50을 밑돌아도 추세적으로 회복 경향을 보이면 향후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근 5개월간 지수 움직임은 이런 흐름도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50.0이었던 생산확산지수는 12월 44.0, 올해 1월 38.0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2월에는 44.0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3월에는 다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생산확산지수는 보조 지표가 맞지만, 추세적인 변동을 넘어설 정도로 많이 이탈했다면 생산성 위축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수출 부진 등으로 제조업 재고와 가동률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생산확산지수의 악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1.8%p 하락한 70.3%를 기록하며 2009년 3월(69.9%) 이후 9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생산확산지수는 보조 지표고 통상적으로 경향을 판단하는 6개월 연속 악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단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며 “50 밑이라고 해도 상승하는 국면이 생기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