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 부회장의 진로는…전통 따라 독립할 듯

구본준 LG 부회장의 진로는…전통 따라 독립할 듯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5-20 13:36
수정 2018-05-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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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경영권이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에게 넘어가는 것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구본준 LG 부회장은 따로 독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퇴진하는 LG가(家)의 전통이 이번에도 지켜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셋째다.

LS그룹이나 LIG그룹 등이 이 같은 ‘장자 승계, 형제 퇴진’의 사례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들었다.

또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LG그룹에 속했던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을 들고 나가 독립한 것이다.

구본무 회장이 부친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던 1995년에도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도 일찌감치 LCD(액정표시장치) 모듈 등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LG의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지분을 밑천 삼아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할 수 있다.

일각에선 LG상사와 판토스 등 상사 부문, 또는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이에 대한 교통정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각 자금만 들고 독립할 수도 있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에 따라 LG는 구광모 상무 중심의 새로운 경영 체제로 빠르게 전환할 전망이다. 다만 와병 중인 구 회장을 대신해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구 부회장의 역할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의 독립까지는, 또 구 상무 체제의 안착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제들이 독립해 별도의 영역을 개척하는 LG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머지않은 시기에 구 부회장이 독자 노선을 걸을 것은 분명하다.

LG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결국 가족 간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독립 시기나 방법 등을 결정할 텐데, 아직 이런 문제들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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