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축산물, 전월보다 3.7%, 3.3% 상승…경유 1년 전보다 14.6%↑
유가상승에도 소비자물가가 10개월째 전년 동월대비 1%대 상승세를 유지했다.통계청이 1일 공개한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높았다.
1년 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 2.1%에서 10월 1.8%로 낮아진 이래 줄곧 1%대에 머물렀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2.5% 뛰며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끌어올렸다.
경유 가격은 14.6%, 휘발유 가격은 11.8% 올랐다.
경유는 작년 3월(18.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일 휘발유 가격 전국 평균은 ℓ당 1천614.05원이고 최저가는 1천518원, 최고가는 2천298원이다.
경유 값 전국 평균은 1천414.69원, 최저가는 1천308원, 최고가는 2천125원이다.
개인 서비스 요금은 2.2%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72%포인트 높였다.
외식비가 2.7%,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가 1.9% 올랐다.
휴가철에 폭염이 겹치며 농축산물과 여행 관련 물가가 전월에 비해 눈에 띄게 올랐다.
채소류 물가는 6월보다 3.7% 상승했다. 기록적인 더위에 작황이 좋지 않았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 상승률은 2월 16.7% 이후 3∼6월에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이달 반등했다.
시금치가 6월보다 50.1%나 치솟았고 배추 39.0%, 상추 24.5%, 열무 42.1% 등도 가격이 껑충 뛰었다.
축산물도 고온에 가축 폐사가 속출하며 전월에 비해 3.3% 올랐다. 돼지고기가 7.8%, 닭고기가 2.7% 상승했다.
다만, 사육 마릿수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어서 가격 오름 폭이 제한됐다.
휴가철 성수기 요금이 적용되며 콘도이용료(15.6%), 호텔숙박료(8.8%), 해외단체여행비(7.5%) 등도 전월에 비해 올랐다.
채소류와 축산물 물가는 1년 전에 비하면 1.0%와 4.9% 하락했다. 체감물가와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통계청은 작년에도 이들 품목 물가가 워낙 높았던 탓에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쌀(33.3%), 고춧가루(41.6%), 고구마(28.8%)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대비(이하 동일) 1.5%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0.1%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 높아졌다.
근원물가가 낮은 이유로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과 같은 정부 정책으로 서비스 관련 물가가 내린 점과 경기 둔화 등이 제시된다.
통계청 김윤성 물가동향과장은 “물가는 경기보다 6개월 정도 후행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경기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 동향 분석자료에서 “앞으로도 1%대 물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폭염으로 인한 일부 품목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급·가격 동향과 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밭 급수 대책비 긴급지원이나 축사용 냉방장치 지원 등 농축산물 생육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배추 비축물량 집중방출 등 품목별 수급·가격 안정대책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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