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전문가, 스마 트폰·주식시장서 맹추격 전망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갑작스레 병가를 떠나면서 공룡 정보통신(IT)기업의 미래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선장이 잠시 떠난 애플이 경쟁사의 거센 추격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부터 탄탄한 저력 덕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다양하다.당장 애플에 가장 큰 위협은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아시아 IT기업의 추격세다. 이들 업체는 애플의 위기를 기회 삼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려는 태세다.
로이터통신은 잡스가 2004년 이후 세 번째 병가를 떠났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아이폰’ 등 애플 주요제품의 아성을 위협할 라이벌이 없었던 예전과 달리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 방식을 채택한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을 맹추격하는 삼성의 기세가 거침없다. 지난해 6월 스마트폰 ‘갤럭시 S’를 출시해 6개월 만에 세계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던 삼성은 올해 모두 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애플을 넘어서겠다는 복안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잡스의 병가 소식으로 인해 애플의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투자자들이 ‘최근 급등한 애플의 주식을 팔아 이익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품을 수 있게 됐다.”면서 “주식시장에서 애플의 가장 좋은 대체재는 삼성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잡스의 몫을 대신해 낼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그의 공백이 길어진다면 애플의 시장지배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애플의 역량을 감안할 때 ‘애플 위기론’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애플이 장기적 제품개발 계획을 이미 세워 놓아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또 애플은 18일 전년 동기보다 77.5% 오른 2011회계연도 1분기 수익을 공개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섰다.
매출도 267억 4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56억 8000만 달러)보다 70% 증가했다. 당초 애플이 매출 244억 33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웃돈 수치다. 이 기간 애플은 아이패드를 733만대 팔았고 아이팟은 1945만개, 아이폰은 1624만대, 맥 컴퓨터는 413만대를 판매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1-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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