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감정 고조…이번엔 ‘日 개인정보 해킹’?

반일감정 고조…이번엔 ‘日 개인정보 해킹’?

입력 2011-08-11 00:00
수정 2011-08-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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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2천여명 “15일 오후 3시 공격하자”…사이버대란 우려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누리꾼들 사이에 역대 최악의 ‘사이버대전’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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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맨위) 여자 이종격투기 선수가 방송 경기중 일본 남성 코미디언에게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경기 도중 자리에 쓰러지고 있다.  TBS 사진캡쳐
임수정(맨위) 여자 이종격투기 선수가 방송 경기중 일본 남성 코미디언에게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경기 도중 자리에 쓰러지고 있다.
TBS 사진캡쳐


독도 문제와 이종격투기 임수정 선수 ‘구타 사건’ 등을 놓고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본의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를 공격하겠다는 누리꾼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1일 현재 2천명이 넘는 누리꾼이 인터넷 카페 ‘넷테러 대응연합’에 모여 광복절인 오는 15일 일본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2ch’(http://www.2ch.net)을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누리꾼들은 2ch에 동시에 접속해 새로고침(F5) 키를 연달아 눌러 게시판을 마비시킨다는 전략을 짰다.

이들은 홍보 영상을 만들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에 올리는 등 공격에 동참할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5일 오후 3시를 공격 개시 시각으로 정해놓고 ‘공격 툴’ 배포를 계획하는가 하면 2ch에 잠입해 ‘정보전’을 펼칠 일본어 능통자를 수소문하는 등 ‘8ㆍ15 거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을 비방하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는 2ch은 지난해 ‘3ㆍ1절 사이버 대전’ 때 같은 수법으로 공격을 당해 33개 게시판 가운데 30개가 다운됐다.

당시 일본 누리꾼들은 반크와 청와대 홈페이지를 공격하며 맞서다가 한국 누리꾼의 조직적 공세에 밀려 반격을 포기했고 2ch 서버를 관리하는 미국 IT기업은 FBI(미국연방수사국)에 수사 의뢰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과거에도 3ㆍ1절이나 광복절에 두 나라 누리꾼 사이에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반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본의 ‘도발’이 잇따르면서 누리꾼들이 어느 때보다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입국이 거부된 일본 의원들이 울릉도에 가겠다며 김포공항에서 추태를 부리는가 하면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高岡蒼甫·29)의 ‘한류 편중’ 발언으로 도쿄에서 한류 반대 시위가 벌어지면서 사이버 공간의 분위기는 이미 험악해진 상태다.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한국 정부에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온데다 ‘미녀 파이터’로 알려진 이종격투기 임수정(26) 선수가 일본 방송에 출연했다가 보호 장구도 하지 않은 채 남자 코미디언 3명에게 무차별적으로 얻어맞은 일도 누리꾼들을 크게 자극했다.

이 때문에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일본 방송국 TBS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1만1천명이 넘는 누리꾼이 서명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일본 누리꾼의 개인정보를 해킹해 중국에 내다 팔자”는 등 상식과 도를 넘은 주장도 제기돼 두 나라 누리꾼의 ‘사이버 전쟁’이 자칫 인터넷 정보 보안을 둘러싼 문제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점구 독도수호대 대표는 “일본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항의 의사를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 두 나라 사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며 “양국 모두 득이 될 게 없을 뿐 아니라 온라인상의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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