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주말께 애플 일부 제품 수입금지 여부 결정
아이폰4를 비롯한 애플의 일부 구형 제품에 대한 백악관의 미국 내 수입금지 여부 최종 결정이 임박했다.삼성전자의 일부 제품이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받을지 여부도 다음 달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국제무역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이 양사 특허분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년간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없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6월 초 애플의 구형 제품들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규정하고 일부 제품을 미국 내 수입금지 해야 한다고 판정하고 백악관에 이 같은 내용을 권고했다. 대상 제품은 모두 구형이지만 이 가운데는 현재 판매 중인 아이폰4와 아이패드2도 포함됐다.
미국 기업인 애플의 제품에 대해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가 가능한 이유는 애플이 제품 대부분을 중국 팍스콘 공장 등 해외에서 생산(조립)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ITC의 권고가 있으면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에 수입금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른 주말인 다음 달 3일이다. 현재는 오바마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수입금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1987년 이후 지난 25년 동안 백악관이 ITC의 권고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이에 따라 아이폰4와 아이패드2가 사상 최초로 미국 내에 수입금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업계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랜달 밀히 부회장은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삼성전자-애플의 특허 분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백악관이 이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미국 상하원의 일부 의원들도 ITC 최종 판정 직전에 “(수입금지 명령을 내리는 데에는)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애플 제품의 수입금지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갤럭시도 미국 수입금지 ‘위험’…1일 ITC 판정
삼성전자 제품도 애플 특허 침해로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을 받을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ITC는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애플 특허침해 여부 판정을 다음 달 1일 내린다.
ITC는 앞서 삼성전자 제품이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놓은 바 있다. 예비판정이 최종판정에서 뒤집힌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제품도 미국 내 수입금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대상 제품은 갤럭시S와 갤럭시S2, 넥서스10 등 구형인 데다 애플보다 제품 진용이 다양해 일부 제품이 수입금지가 되더라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ITC가 백악관에 수입금지를 요청하고 나서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 시한인 60일이라는 여유 시간도 있다.
다만 애플이 이번 판정을 지렛대 삼아 연방법원이나 ITC에 추가 제소를 하면 삼성전자로서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미국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 그룹 연합(ACG)과 소규모 이통사들 및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ITC에 삼성전자 입장을 옹호하는 성명을 제출했다.
◇극적 화해 가능성 다시 대두
양사의 특허 분쟁이 수입금지 등 극단으로 치달음에 따라 극적 화해가 이뤄질 것이라는 조짐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0일 ITC 문건과 일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사가 1년 전부터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송을 통한 유무형의 비용이 워낙 많이 드는 데다 실제 판매금지·수입금지 조치를 당하는 제품은 대부분 이미 시장에서 생명력을 잃은 구형 제품이라는 점에서 소송 실익이 없다는 점 때문에 양사 분쟁이 극적 타결을 맞이할 것이란 예상은 꾸준히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사가 가까운 시일 내에 합의에 이를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협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합의 일보직전까지 갔다고 언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특허 관련 법적 분쟁을 일괄 타결하기 위해 포괄적인 상호 특허 사용허가 계약을 강력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애플은 2년여를 끌어오던 노키아와의 특허 분쟁을 합의로 끝낸 전례가 있다.
당시 애플은 그동안의 특허 사용료를 노키아에 일시불로 내고 앞으로 합의된 기간의 특허사용료(로열티)도 계속 내기로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애플이 노키아 쪽에 지불한 로열티가 5억6천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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