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삼성’ 꼬리표 떼나

르노삼성차, ‘삼성’ 꼬리표 떼나

입력 2013-12-03 00:00
수정 2013-12-0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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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래은행 전격 교체…배터리 공급도 LG화학으로

‘삼성’ 꼬리표를 달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한때 모기업이었던 삼성그룹간 관계에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삼성그룹과 함께 오랜기간 주거래은행 관계를 맺고 있던 우리은행과 지난 6월 거래관계를 중단하고 KB국민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꿨다.

거래관계 중단은 전자어음 약정 갱신을 하지 않는 형태로 이뤄졌다.

1995년 삼성자동차로 출발한 르노삼성차의 주거래은행 교체는 처음있는 일인데다 대기업의 주거래은행 교체는 매우 드문 일이어서 르노삼성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은행의 르노삼성 신용등급 강등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르노삼성과 삼성그룹간에 불협화음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르노삼성차는 2000년 삼성자동차 지분 80.1%를 인수한 프랑스 르노가 최대주주지만 나머지 지분 19.9%는 삼성(삼성카드)이 계속 갖고 있다.

삼성은 2대 주주지만 르노삼성차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채 르노의 요청에 따라 삼성자동차가 사용해 오던 엠블럼과 삼성 브랜드 만을 장기 임대 형식으로 빌려주는 형식으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상기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0월초부터 생산에 들어간 전기차 ‘SM3 Z.E’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업체를 삼성SDI가 아닌 LG화학으로 정했다.

BMW나 폴크스바겐 등 외국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 배터리로 삼성SDI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르노삼성차가 2대 주주를 외면한 것이다.

지분공유를 통해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를 빌려 판매를 늘리겠다는 르노삼성차의 전략과 배터리, 반도체, 전장 부품에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삼성의 계산에 오류가 생긴 셈이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가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해 르노삼성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기도 했다.

특히 삼성자동차 출신의 인사들은 상당수가 방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개발 및 기획 업무에서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정통파들이 대부분 르노삼성을 떠난 상태”라며 “르노삼성차의 최근 행태에 삼성도 적잖이 불쾌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과 르노삼성차도 GM대우처럼 결국 갈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르노삼성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회사 이름도 계속 르노삼성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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