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4월부터 2~3% 오른다

車보험료 4월부터 2~3% 오른다

입력 2014-02-19 00:00
수정 2014-02-1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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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한계 직면 자동차보험 대수술 방침

중소형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가 오는 4월부터 2~3% 오른다.

지난해 자동차보험료 적자가 1조원에 육박하는 등 한계 상황에 직면한 데 따른 것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도 온라인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단계적으로 동참해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하이카다이렉트와 더케이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료를 2~3% 올리기로 하고 금융당국과 조율 중이다.

이들 온라인 손보사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율 검증을 보험개발원에 의뢰했으며, 최근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변경 요율의 자료와 산출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는 “현재 요율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며 손해율 개선 추이와 가격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마쳤다는 건 보험료를 곧 올리겠다는 의미”라면서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보험사들도 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신청하고 보험료를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온라인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비중이 절대적인데다 막대한 적자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점을 고려해 일부 인상을 허용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온라인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적자가 너무 커서 보험료 일부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온라인사들이 2~3% 정도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내외적인 비난을 무릅쓰고 온라인 손보사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하기로 한 것은 자동차보험료 적자 규모가 한계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2010년 1조여억원의 자동차보험 적자로 3% 인상한 뒤 2011년부터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도 동결 또는 소폭 내렸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피하고자 현대하이카 등에 운전자보험 등 부수업무를 허용하며 수익원을 늘려주려고 했으나, 자동차보험에서 막대한 적자가 나자 더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의 지난해 회계연도(4월∼12월) 손해율은 95.8%로 업계 최고였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해 손해율 누계가 94.2%로, 업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AXA다이렉트도 지난해 누계 손해율이 90.8%에 달했다.

흥국화재(94.8%), 한화손해보험(93.7%), 롯데손해보험(90.2%) 등 중소형사도 손해율이 90%를 웃돌면서 최악의 상황이다. 이들 중소형 손보사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한 내부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0%다. 이는 사업비로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 보험사가 거둬들인 자동차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이 똑같아 이익도 손해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의미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1회계연도 82.3%에서 2012회계연도에 84%로 악화된 후 2013회계연도에 87%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셈이다.

문제는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료는 거의 모든 보험사가 비슷해 1개사가 올리거나 내리면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는 그동안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대규모 적자에도 자동차보험료를 못 올렸는데 온라인 손보사의 인상 행보를 따라갈 공산이 크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적자 규모가 너무 커져 다른 부분으로 메우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4년여간 동결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소폭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자동차보험료의 인상 폭을 최대한 줄이면서 자동차보험료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의료·수리비 급증 등으로 보험금 지급은 늘어나는 반면 보험료 규제, 보험사 간 경쟁 격화 등으로 보험료 수입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동차보험료 가격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돼 있어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보험료 가격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손보사 간의 출혈 경쟁을 막고 사고 시 과도한 렌트카 비용 지불, 가짜 입원 환자 등 부당한 관행을 뜯어고쳐 자동차보험 구조를 건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자동차보험의 할인·할증 체계를 현행 사고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속도를 낸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실과 보험개발원은 오는 24일 이 제도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의견 수렴을 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10년 자동차보험 종합대책을 내놓은 효과가 현재 모두 사라진 상황이 됐다”면서 “자동차보험의 경쟁적인 할인 판매와 고도한 렌트카 비용 등 자동차보험의 전반적인 문제를 올해 대대적으로 뜯어고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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