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여개 글로벌 업체 참가… ‘2014 제네바 모터쇼’를 가다
84년 역사 속 세계 5대 모터쇼로 자리매김한 2014 제네바 모터쇼가 한창인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 전시장.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를 반영하듯 유례없이 25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11만㎢ 규모의 행사장엔 강력한 성능과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고성능 차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글로벌 톱 브랜드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친환경과 고연비 기술로 무장한 작고 경제적인 차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환경규제가 강한 유럽 현지 분위기를 반영해 바로 팔릴 수 있는 도심형 경차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속내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에 발표했던 차종 위주로 출품한 것과 비교되는 바다.![세계 5대모터쇼로 꼽히는 2014 제네바 모터쇼의 행사장의 모습. 4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2주간 일정을 시작하는 제네바모터쇼에는 250여 개의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 관련업체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3/05/SSI_20140305161937_O2.jpg)
![세계 5대모터쇼로 꼽히는 2014 제네바 모터쇼의 행사장의 모습. 4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2주간 일정을 시작하는 제네바모터쇼에는 250여 개의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 관련업체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3/05/SSI_20140305161937.jpg)
세계 5대모터쇼로 꼽히는 2014 제네바 모터쇼의 행사장의 모습. 4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2주간 일정을 시작하는 제네바모터쇼에는 250여 개의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 관련업체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유럽 1위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휘발유 1.5ℓ만으로 100㎞를 달릴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골프 GT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과거 1ℓ로 100㎞ 주행 가능한 XL1가 기술력을 뽐내기 위한 한정판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반면 GTE는 당장 올가을 세계시장에 내놓는 양산형이다. 별도의 충전 설비 없이 가정용(220V) 전원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된다. 급속충전은 4시간, 완속충전도 8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날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의 소형 세단 A3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A3 e-트론’도 공개했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저탄소·친환경차에 쏟을 것”이라면서 “아우디 A8, A6, Q7은 물론 폭스바겐 파사트 등의 고효율 모델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R&D에 15조원을 투자했다.
![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TE.](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3/05/SSI_20140305162031_O2.jpg)
![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TE.](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3/05/SSI_20140305162031.jpg)
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GTE.
![도요타 아이고.](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3/05/SSI_20140305162015_O2.jpg)
![도요타 아이고.](https://img.seoul.co.kr//img/upload/2014/03/05/SSI_20140305162015.jpg)
도요타 아이고.
이에 반해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등의 부스는 기존에 발표한 대형 차종이나 콘셉트 차량이 주류를 이뤄 아쉬웠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를, 쌍용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콘셉트카 ‘XLV’ 등을 전시했다. 새로 선보인 친환경 자동차도 최근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 콘셉트카인 ‘인트라도’를, 기아차는 충전소를 통해서만 충전할 수 있는 순수전기차 ‘쏘울 EV’를 공개했다. 오태현 기아차 부사장은 “쏘울 EV는 사실 판매의 목적이기보다는 일종의 마케팅 툴(tool)”이라면서 “판매 대수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친환경차 판매를 통해 이미지를 높이는 게 목적”이고 말했다.
모터쇼에 참가한 한 스위스 기자는 “차 역사가 오래되고 고객의 요구에 따라 차종도 다양한 유럽시장은 콧대 높기로 유명한 시장”이라면서 “소형에 친환경 기술이 접목되는 최신 트렌드를 한국차가 따라가지 못하는 듯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네바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03-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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