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 뚜껑 열어보니
“입지도 괜찮고 해서 집을 옮겨 볼까 하고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모델하우스에 다녀왔는데 분양가가 너무 비싸서 청약하지 않았어요.”(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노모씨)“해가 바뀌었지만 수도권 분양시장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인천 송도신도시에서 분양에 나선 주택업체 관계자)
![](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03/07/SSI_201203070215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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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결제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두 349가구의 아파트에 대해 지난 2일까지 3순위 청약을 받은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경우 171가구가 미분양됐다.
●“분양가 비싸 계약률 낮아질 것”
84㎡B타입(43가구 모집)은 3순위에서 8가구가 청약, 7가구가 미분양됐고 106㎡A타입(85가구)은 3순위에서 5가구가 신청했지만 68가구가 미달됐다. 108㎡A타입(90가구)과 108㎡B타입(44가구)도 마지막 청약 접수 결과 각각 54가구와 4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 같은 현상은 송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송도신도시는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이 같은 시기에 분양에 나서는 등 맞불작전을 구사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3순위까지의 청약에서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그린워크2는 7개 주택형 634가구 분양에 5개 주택형 120가구가 미달됐다. 대우건설의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는 그래도 좀 나은편이다. 660가구 분양에 21가구만 미분양이 났다. 두 회사 간 맞불에선 대우건설이 판정승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청약 열풍이 불고 있는 세종시 등과 달리 수도권 분양시장에 봄은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다. 우선 광교신도시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47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100만~200만원 비쌌다. 사전 마케팅 등으로 모델하우스로 사람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청약 결과는 반대였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배짱 분양가’를 밀어붙인 게 실패의 원인”이라면서 “계약률은 더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의 경우 분양가가 비교적 싼 편이었지만 청약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더샵 그린워크2는 3.3㎡당 분양가를 송도동 아파트의 실거래가 수준인 1200만원 내외로 잡았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도 주상복합 아파트임에도 분양가를 3.3㎡당 평균 1100만원대로 책정했다.
하지만 청약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수요가 받쳐 주지 않으면 ‘착한 분양가’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줬다.
●5월 보금자리 탓 청약 미룬 듯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모델하우스 관람객 수 등을 고려하면 청약률은 기대보다 낮은 편”이라면서 “순위권 밖 청약률은 다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요자들이 오는 5월 중 인천도시공사가 분양할 예정인 2200여가구 규모의 구월동 보금자리주택을 겨냥, 청약을 미룬 것도 송도 분양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12-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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