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등 젊은층 전화 문의…혜택없는 지역은 ‘잠잠’매입 관심도 늘어…”주택매매 수요 증가 기대”
정부가 28일 야심 차게 내놓은 전·월세대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전날부터 매매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전에도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이번 대책에 해당하는 매물가격을 물어보거나 1%대 저리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전화 문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광진구 소재 이지형 신성부동산 사장은 “이날 오전에 최근 전세 매물을 찾으려고 방문한 고객이 전화로 매매에 대해 문의했다”며 “정부가 내놓은 1.5% 저리의 모기지로 살 수 있는 매물이 없는지, 전세가격과 매각가격 차이는 얼마인지 등을 알아봤다. 저리 대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월드공인 관계자도 “어제 매매에 대한 문의 전화 몇 통을 받았다”며 “관심 있는 수요자들이 6억원을 밑도는 매물을 찾았다. 6억원 이하 매물은 취득세도 감면되고, 수익형 모기지 등을 통해 저리 융자를 받을 수 있어서 찾는 사람이 꽤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평촌의 금강공인 관계자는 “대책 나오기 전부터 생애 처음 대출을 이용한 신혼부부 등 수요자가 집을 사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혜택을 더 많이 주는 이번 대책으로 거래는 조금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매매 문의에 나선 수요자들은 수도권에서 전셋값이 집값의 50∼60%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대출을 얻어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저리의 대출로 보증금에 조금 더 얹어 집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들 입장에선 추후 집값의 상승 여부보다 당장 거주에 대한 수요가 다급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 대한 기대감은 부동산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이날 오전 주식시장에선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주택사업을 하는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참여자들도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저리 대출 확대라는 실질적인 대책이 실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기존 정책과 달리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지원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며 “주택거래가 증가하고 건설사의 미분양이 해소될 것”이라며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연내 3천가구로 지원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내년에 확대 시행되면 매매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대책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등에 국한돼 강남 등 고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선 대책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잠실 J공인의 관계자는 “아직 매수 문의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움직임은 없다. 대부분 아파트가 30평대 이상으로 9억원을 넘기 때문에 이번 대책과 무관하다”고 전했다.
월드공인 관계자는 “한강을 낀 서울의 대부분 구와 중구, 종로구 등 도심은 이번 대책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사실 강남에서부터 수요가 일어나서 넘쳐야 이 지역까지 매수세가 흘러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대책은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대책에 해당하는 대상이 적고 여전히 집값 하락 인식이 강해 빚을 내 주택 매입에 나서는 수요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정부가 주택 가격 하락 연착륙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임대사업자 중심으로 주택 매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소득 증가 없이 과거와 같은 속도로 가계부채를 늘리기 쉽지 않은 만큼 아직 본격적인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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