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유동성 향방은] 전문가들이 본 연말 마지노선

[‘양날의 칼’ 유동성 향방은] 전문가들이 본 연말 마지노선

입력 2010-10-08 00:00
수정 2010-10-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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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100원·코스피 1940~1950·채권금리 3.2% 적정

외국인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원화가치와 주가, 채권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실물 경기에 비해 유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거품이 일시에 꺼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 1100원 ▲코스피 지수 1940~1950 ▲국고채 3년물 금리 3.2%가 국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선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기업들이 손해를 보지 않는 환율 마지노선은 1100원으로 전망된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올해 연간 사업계획에 반영한 환율이 1100원이기 때문에 그 아래로 떨어지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오는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신흥국의 통화강세 속도를 완화하자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연말에 1100원선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환율이 완만히 떨어지면 기업들이 제품 주문을 하면서 단가를 조정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지만 급락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율이 떨어져도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에 비해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팀장은 “원·엔 환율이 100엔당 1350원선이지만 지난 10년 평균은 1020원이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환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19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연말까지 1940~19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실물 대비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이익비율(PER)이 9배로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면서 “국제 수준인 PER 10배를 적정선으로 본다면 1950선은 거뜬하다.”고 말했다.

연말이 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기업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서 환차익보다 이익 훼손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3.31% 수준인 채권금리는 더 낮아질 여력이 있다. 국채에 대한 인기가 높아 채권금리가 떨어지면 기업과 가계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채권 금리가 낮으면 기업은 싸게 자금을 빌릴 수 있고 가계는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용인되는 3.2% 선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0-10-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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