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장에 ‘개미들’ 빚내서 투자했다

코스피 상승장에 ‘개미들’ 빚내서 투자했다

입력 2013-11-03 00:00
수정 2013-11-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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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장단에 뒤늦게 신용융자잔액 증가세… 하락장세 오면 개미들 대규모 손실 불가피

외국인들이 지난 8월 이후 인위적으로 코스피를 끌어올리자 개미 투자자들은 뒤늦게 10월 초부터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섰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주가를 띄운 대형주는 철저히 외면하고 저가 중소형주 위주로 주식을 사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31일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조4천1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10일 2조2천293억원에 비해 1천877억원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한동안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신용융자 잔액이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0일(2조2천293억원)부터였다.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14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 증가세는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털고 오르기 시작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달 11일(2,020.27) 코스피는 전날보다 23.50포인트(1.17%) 오르면서 20일 가까이 2,000선을 중심으로 형성된 박스권을 벗어났다.

이후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지난달 18일(2,052.40)에는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2,050을 돌파했다.

코스피 강세장이 이어지다 보니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이 많이 누그러져 신용융자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는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저금리 시대에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의 실질 이자율이 감소한 상황에서 코스피가 강한 반등을 보이자 높은 수익률을 좇는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시장에 눈길을 준 것이다.

보통 신용융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자금이라서 중소형주에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좋아지는 국면에서 대형주가 오르자 중소형주도 같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며 “대형주 등 안정적인 종목에는 무리하게 신용융자로 투자하지 않지만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급등주에는 신용융자 자금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의 경우 최근 지수가 520∼530대에 머물러 있다 보니 신용융자 잔액 역시 2조1천원대에 묶여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일단 하락장이 형성되면 한탕을 노리고 뛰어든 개미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용융자 대부분이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된 ‘투기성’ 자금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신용융자로 투자했다가 주식이 오르지 않을 때 들고 가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면 이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시황과의 싸움이라는 주식 투자의 특성을 볼 때 신용융자는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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