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을 열자,
제일 먼저 한 아름의 빛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고는
금니 하나 지폐 한 장
안 나오는 무덤
피도 눈물도 없는
한 구의 골다공증
저승이란, 그저 발밑이겠느냐고
목 부러진 해골 속
검은 눈이 내다본다
빛이 담겼던 그곳에만
어둠이 고여 있다
당신이 헤맨 그쪽 세상이
더 험하다는 걸 알겠다
추리려 절하며 보니,
이제 막 도착했다는 듯
뼈는 꼿꼿이 선 자세이다
2012-02-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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