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힐러리, 수치, 박근혜/이순녀 국제부 차장

[지금&여기] 힐러리, 수치, 박근혜/이순녀 국제부 차장

입력 2012-04-14 00:00
수정 2012-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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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 국제부 차장
이순녀 국제부 차장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미얀마의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의 첫 만남은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한 역사적 이벤트였다. 지난해 12월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에서 만난 두 여걸은 누구보다 만남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첫날은 파안대소하며 양손을 맞잡는 것으로 반가움을 나타냈고, 이튿날은 진한 포옹으로 동지애를 드러냈다. 천 마디 말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장면이었다.

클린턴 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선 56년 만에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4개월 뒤에 있을 총선 보궐선거에서 수치 여사와 그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였다.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과 서방국들의 지원에 힘입어 수치 여사는 지난 1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의원직에 선출됐고, NLD는 압승을 거뒀다.

두 살 차이인 클린턴 장관(65)과 수치 여사(67)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서방과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리더인 이들은 각각 대통령 남편(빌 클린턴)과 독립 영웅 아버지(아웅산 장군)의 후광에서 출발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배경의 여성 정치인이 있다. 정치 성향의 차이나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통령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입문했지만 18대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안팎의 예상을 깨고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대권 가도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클린턴 장관은 최근 수치 여사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조언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수치 여사에게 “민주주의는 쉽지 않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타협하며 일을 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이 모두 민주주의이며, 타협은 더러운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원칙과 소신을 중시하지만, 대화와 타협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근혜 위원장에게도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

coral@seoul.co.kr

2012-04-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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