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이 없었다. 천안함 침몰과 함께 사라져 어제 함미 부분이 인양될 때까지 존재를 놓고 온 국민의 애를 태웠던 실종 승조원들에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걸까. ‘살아서 돌아오는 게 국가가 내린 마지막 임무’라는 절절한 호소도 그들에겐 들리지 않았는가 보다. 차례로 확인되는 희생자들 앞에 우리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침몰 순간 산화한 군인들, 침몰 후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을 떠돌거나 선체에 갇혀 죽음을 맞았던 승조원들을 향한 추측과 낭설이 얼마나 많았던가. 억울한 죽음과는 멀게, 철없는 비방과 폄하 또한 적지 않았다. 이제 죽은 자를 위한 예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어찌됐건 개인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지킨다는 국가방위와 수호의 임무에 더 충실했던 군인들이다. 군과 당국이 거듭 밝혔듯이 합당한 예우를 차려 장례와 보상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천안함 승조원 중 사고 직후 함수 부분에서 구조된 장병들이나 실종자들은 피해자이고 희생자이긴 마찬가지다. 침몰 원인을 둘러싼 내부폭발이나 외부 피격설의 소용돌이 속에 그들이 감수했던 고통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의의 최후를 맞은 이들과 살아남은 자를 향한 눈총과 비방은 온당치 못한 것이었다. 후배 장병의 목숨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차가운 바닷속에 몸을 던지다 목숨을 잃은 한주호 준위, 쌍끌이 어선을 몰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침몰한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을 헛되이해선 안 될 것이다. 실종자 수색작업의 중단과, 배 인양작업 종료 후 더 이상의 수색작업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들의 뼈저린 아픔은 제3자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철저하게 밝혀져야 하고 희생자들의 죽음 또한 온당히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제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마당에 영웅 격으로 떠받들거나 섣부르게 패배로 폄하하는 건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된 희생과 죽음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금전적 가치에 우선한 보상을 넘어 희생자와 유족의 정신적 보상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그들은 단지 침몰된 천안함의 승조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승조원 중 사고 직후 함수 부분에서 구조된 장병들이나 실종자들은 피해자이고 희생자이긴 마찬가지다. 침몰 원인을 둘러싼 내부폭발이나 외부 피격설의 소용돌이 속에 그들이 감수했던 고통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의의 최후를 맞은 이들과 살아남은 자를 향한 눈총과 비방은 온당치 못한 것이었다. 후배 장병의 목숨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차가운 바닷속에 몸을 던지다 목숨을 잃은 한주호 준위, 쌍끌이 어선을 몰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침몰한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을 헛되이해선 안 될 것이다. 실종자 수색작업의 중단과, 배 인양작업 종료 후 더 이상의 수색작업을 원치 않는다는 유족들의 뼈저린 아픔은 제3자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철저하게 밝혀져야 하고 희생자들의 죽음 또한 온당히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이제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마당에 영웅 격으로 떠받들거나 섣부르게 패배로 폄하하는 건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졸지에 불귀의 객이 된 희생과 죽음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금전적 가치에 우선한 보상을 넘어 희생자와 유족의 정신적 보상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그들은 단지 침몰된 천안함의 승조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2010-04-16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