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태호 내각 소통 통해 국정 대쇄신하길

[사설] 김태호 내각 소통 통해 국정 대쇄신하길

입력 2010-08-09 00:00
수정 2010-08-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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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새 국무총리에 올해 48세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내정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장관을 교체했다. 정무장관 역할을 하는 특임장관에는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을 내정했다. 이 대통령은 이 의원에게 당·정·청의 통합조정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참패를 계기로 제기됐던 쇄신 개각의 필요성에 대해 장고(長考) 끝에 젊은 총리와 중폭 개각으로 대답한 셈이다.

‘8·8 개각’에서는 예상 밖의 참신한 인물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개각의 포인트는 소통과 통합의 젊은 내각으로 보인다. 김 총리 후보자는 39년 만의 40대 총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 특임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6명의 장관 후보자는 40대 후반, 50대 초·중반이다. 종전보다 장관들도 젊어졌다. 물론 나이만 젊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생각이 젊어야 한다.

농민 출신의 김 총리 후보자는 6년간 경남지사를 지내는 동안 남해안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남북교류에도 관심을 보여 왔다. 지사 시절의 평가도 괜찮은 편이다. 그는 친화력이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 후보자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여권 내 대권구도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인 출신 장관을 늘린 것은 대(對) 국민소통을 강화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유정복 의원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내정한 것은 친박과의 거리감을 좁혀 보겠다는 뜻이 실려 있다. 이번 개각에서는 출신 지역과 출신 대학의 안배에 고심한 것도 읽을 수 있다.

오는 25일이면 이 대통령의 임기는 절반(2년 6개월)이 남는다. 내년에는 재·보선을 제외하면 전국적인 선거는 없다. 2012년 4월에는 총선,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2012년에는 선거 때문에 사실상 중요한 일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1년 6개월 정도가 현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다.

새 내각은 이 기간 동안 친서민정책, 국민통합, 소통강화, 국가경쟁력강화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야당 등 생각이 다른 계층, 사람들의 의견도 귀와 가슴을 열고 들어야 한다. 내각은 개각을 계기로 심기일전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총리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김 총리 후보자는 대권을 염두에 둔 인기 위주의 행보를 해서는 안 된다. 국무총리라는 자리는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다.
2010-08-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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