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황식 새 총리 ‘청문회용’ 불식할 역량 보여야

[사설] 김황식 새 총리 ‘청문회용’ 불식할 역량 보여야

입력 2010-10-02 00:00
수정 2010-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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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총리가 어제 ‘후보자’ 꼬리를 떼고 취임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두 달여간 비었던 국정 2인자의 자리가 채워져 다행이다. 민주당이 부적격 총리라면서도 국회 인준 투표에는 응했듯이 전남 출신 첫 총리에게 거는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반면 그는 ‘청문회용’ 총리가 아니냐는 세간의 인식 속에 내정됐음에도 막상 각종 의혹과 자격 시비가 불거진 점은 우려스럽다. 야당이 앞으로도 물고 늘어질 태세여서 논란은 이어질 것 같다. 이를 역량으로 극복하는 게 최선이다.

김 신임 총리는 청문회 때 총리로 내정된 것을 놓고 ‘팔자’ 운운했다.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겠지만 총리 직분에는 어울리지 않는 신세 타령이다. 그보다는 안팎으로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무를 맡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안으로는 무려 두 달간이나 끌어온 국정 공백의 후유증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정사회를 내건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을 뒷받침할 수 있다. 외교통상부 장관 제청으로 첫 직무에 임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도 새 수장 인선을 더 늦출 수 없다. 밖으로는 미·중, 중·일 갈등과 북한 3대 세습체제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를 둘러싼 의혹 등이 총리직 수행에 결정적인 하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 자체를 덮고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모자라는 점을 채우려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청문회 과정에서 소신 발언도 했듯이 소명감과 자신감을 갖고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 신임총리는 낙마한 김태호 총리후보자와 달리 대선주자급이 아니다. 대권 경쟁이나 정치싸움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정만을 위해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소임을 다하면 스스로 포부를 밝힌 대로 ‘똑소리 나는 총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장관 인선 때 실질적인 임명제청권 행사는 들러리 총리가 되지 않는 출발점이다.
2010-10-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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