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등학교 급식 무농약 재료 쓴다더니…

[사설] 초등학교 급식 무농약 재료 쓴다더니…

입력 2011-08-09 00:00
수정 2011-08-0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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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초등학교의 급식 쌀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그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에 공급되는 쌀 가운데 76개 표본을 조사한 결과 8개(11%)에서 잔류 농약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친환경 무농약 쌀로 밥을 짓는다던 서울시 교육청의 자랑이 무색하게 됐다. 시교육청이 나서 거래 중단 및 반품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6월 인천에서도 똑같은 소동을 겪은 바 있어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나 않을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여건만 된다면 친환경 무상급식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음식을 먹이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이번처럼 친환경 식재료가 아닌데도 친환경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배 농가의 부주의나 수매와 유통을 담당하는 곳에서의 철저한 검증 및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이런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괜히 친환경 제품이라고 웃돈만 준다면 결국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할 것은 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교육적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약속과 달리 농약이 검출된 농산물로 식단이 차려진다면 학생들이 입게 될 마음의 상처가 학교나 기성 세대에 대한 신뢰와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전면적인 친환경 무상급식이 얼마나 현실과 거리가 있는 정책인가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친환경 제품은 만만찮은 가격 때문에 가정에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어떻게 국가 재정을 생각하지 않고 친환경 식재료로만 아이들의 급식 식단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상 기후로 인해 일반 농산물 수급도 종종 차질을 빚는데 엄청난 양의 친환경 식재료가 단체 급식용으로 공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답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친환경 무상급식은 처음부터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다.
2011-08-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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