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사 사기 좀먹는 ‘찜통군복’ 보완책 내놔야

[사설] 병사 사기 좀먹는 ‘찜통군복’ 보완책 내놔야

입력 2012-07-23 00:00
수정 2012-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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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해 10월 도입해 전군에 보급하고 있는 신형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찜통 군복’ 논란에 휩싸였다. 땀 배출과 통풍이 제대로 안 돼 너무 덥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방부가 동계·하계용으로 구분된 구형 전투복을 사계절용으로 새로 만들면서 여름 전투복에 들어간 레이온 소재를 없애고 면을 사용한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땀 배출에 취약한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통풍성 좋은 레이온을 사용한 것인데 그 대신 면을 사용했으니 땀 흡수는 좋아졌지만 더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면 신형 전투복이 덥다는 병사들의 호소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신형 전투복은 국방부의 설명대로 위장효과가 뛰어나고 기능성 소재와 새로운 디자인으로 착용감과 활동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그것을 입는 현장의 병사들이 가만히 있어도 덥다며 착용 자체를 꺼릴 정도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육군과 해군의 경우 복장규정상 소매를 걷어올리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국방부가 문제점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군복은 전투적합성이 우선”이라는 식의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사소한’ 불만이라도 누적돼 군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전투력 손상은 불가피하다. 병사들이 적응이 덜 돼 나오는 불만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봐 넘길 일이 아니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신형 전투복을 사계절용 2벌과 별도의 하계용 1벌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신형 전투복은 2014년까지 9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신형 전투복 한 벌 값은 구형의 두배에 이른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일이 단순한 미봉책에 그쳐선 안 된다. 하계용 한 벌로 어떻게 여름을 버티라는 것인가. 신형 전투복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2012-07-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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