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터진 KTX 사고 전면적 재점검 필요하다

[사설] 또 터진 KTX 사고 전면적 재점검 필요하다

입력 2012-07-30 00:00
수정 201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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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열차가 국내 최장 터널인 부산 금정터널 안에서 멈춰 1시간 30분 가까이 옴짝달싹 못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냉방 가동이 중단되고 복도의 불마저 꺼지면서 승객들은 가마솥 더위에 시달리고 어둠 속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이 같은 상황을 겪은 승객들의 입에서 다시는 KTX를 안 타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극히 당연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KTX 열차 사고가 잇따랐지만 1시간 이상 터널 안에 갇힌 것은 처음이다. 추가 사고로 이어졌다면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아찔하기까지 하다.

시속 300㎞ 이상 달리는 고속열차는 뭐니뭐니 해도 안전이 생명이다. 그런데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터지니 어디 불안해서 탈 수 있겠는가. 더구나 KTX 열차가 금정터널에 멈춰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2010년 이후 다섯 번째라고 한다.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사고다. 성의 있는 해명 대신 변명에 급급한 코레일의 모습이 이를 방증하고도 남는다. 사고가 잦다 보니 웬만한 사고에는 눈도 꿈쩍 않는 배짱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이런 무책임한 코레일에 승객의 생명을 맡겨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코레일에 대한 대대적인 직무감사, 경영진단 등 전면적 재점검이 필요하다.

코레일 사장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한두 번도 아니고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면 책임 있는 해명과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KTX 열차 사고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비 인력과 정비 시스템의 문제인지, 차량 자체의 결함인지, 직원들의 근무기강 해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명하게 따져 봐야 한다. 그런데도 남 탓만 하고 있다면 코레일에 더 이상 국민의 생명을 맡길 수 없다. 경쟁체제 도입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2012-07-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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