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면 제6기 민선 지방자치 4년을 이끌 일꾼들을 뽑게 된다. 광역시·도의 장과 교육감, 광역시·도 의회 의원, 기초 시·군·구의 장과 의회의원, 시·도 및 시·군·구의 정당 비례대표 의원까지, 세종시와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 유권자 1명이 7장의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3952명을 뽑는 선거에 8994명(중도사퇴자 포함)이 후보로 나섰으니 정당 광역·기초의회 비례대표 후보 투표를 제외하고 선거구별로 유권자들은 대략 12명의 후보 중 5명을 골라내야 하는 셈이다. 잘 알려진 광역단체장 후보들 말고는 대부분 이름조차 모르는 후보들인 점을 감안하면 남은 이틀 유권자 각자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6·4지방선거는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로 불리고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존폐 논란으로 정당후보 선출 일정이 한참 뒤로 밀린데다 세월호 참사를 맞아 애도 분위기 속에서 여야가 조용한 선거 전략을 택한 탓에 유권자들로서는 후보들을 제대로 살필 기회가 크게 줄었다. 게다가 세월호 정국으로 인해 ‘중앙정부 심판론’과 ‘야당자치 심판론’이라는 여야의 전략적 프레임이 부각되다 보니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난 판국이다. 이대로 가다간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7장의 투표용지를 죄다 ‘기호 1번’ 아니면 ‘기호 2번’으로 채우는 ‘묻지마 줄투표’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싸움판으로 끝나도록 해선 안 된다.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도 지방자치를 중앙정치로부터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판국에 지금 무슨 무슨 심판론 하며 여야가 표심을 흔드는 것은 당리당략에 매몰된 자가당착일 뿐이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유권자들이 정당 기호만 보고 투표한다면 이 또한 주민으로서의 자치주권을 중앙정치에 헌납하고 낭비하는 셈이 된다. 7장의 투표용지로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거나, 현 정부가 위기이니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생각과 행동 모두 지방자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행태다. 지역살림을 위해 여당 후보가 돼야 하느니 야당 후보가 돼야 하느니 하는 주장도 지금까지의 지방자치사를 보면 모두 설득력이 없다. 정당 후보는 유능하고 무소속 후보는 무능하다는 통념도 깨야 한다.
정치 논리가 아니라 자치의 논리로, 정당이 아니라 후보의 면면을 보고 투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당적을 떠나 어떤 후보가 지역살림을 챙기는 데 적임인지 살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거창한 쟁점현안이 적은 반면 지역별로 부실공약이 차고 넘친다. 선거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후보들은 재원대책도 없이 지키지도 못할 장밋빛 공약을 남발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기된 개발공약 예산을 합하면 1000조원에 이른다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분석에는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막대한 자금이 드는 개발공약을 내세운 후보는 투표 대상에서 1순위로 배제하는 게 현명한 표심이다. 화려한 공약으로 무장한 후보보다는 소박하지만 내실 있는 약속을 한 후보가 그나마 지역민에 대한 진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방을 일삼은 후보 또한 마땅히 투표 대상에서 빼야 한다. 집에 배달된 선거공보물이 일부나마 옥석을 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실패한 유권자가 적을수록 지방자치는 풍성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6·4지방선거는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로 불리고 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존폐 논란으로 정당후보 선출 일정이 한참 뒤로 밀린데다 세월호 참사를 맞아 애도 분위기 속에서 여야가 조용한 선거 전략을 택한 탓에 유권자들로서는 후보들을 제대로 살필 기회가 크게 줄었다. 게다가 세월호 정국으로 인해 ‘중앙정부 심판론’과 ‘야당자치 심판론’이라는 여야의 전략적 프레임이 부각되다 보니 정작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은 뒤로 밀려난 판국이다. 이대로 가다간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7장의 투표용지를 죄다 ‘기호 1번’ 아니면 ‘기호 2번’으로 채우는 ‘묻지마 줄투표’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싸움판으로 끝나도록 해선 안 된다. 기초선거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도 지방자치를 중앙정치로부터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판국에 지금 무슨 무슨 심판론 하며 여야가 표심을 흔드는 것은 당리당략에 매몰된 자가당착일 뿐이다.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유권자들이 정당 기호만 보고 투표한다면 이 또한 주민으로서의 자치주권을 중앙정치에 헌납하고 낭비하는 셈이 된다. 7장의 투표용지로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거나, 현 정부가 위기이니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생각과 행동 모두 지방자치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행태다. 지역살림을 위해 여당 후보가 돼야 하느니 야당 후보가 돼야 하느니 하는 주장도 지금까지의 지방자치사를 보면 모두 설득력이 없다. 정당 후보는 유능하고 무소속 후보는 무능하다는 통념도 깨야 한다.
정치 논리가 아니라 자치의 논리로, 정당이 아니라 후보의 면면을 보고 투표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당적을 떠나 어떤 후보가 지역살림을 챙기는 데 적임인지 살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거창한 쟁점현안이 적은 반면 지역별로 부실공약이 차고 넘친다. 선거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후보들은 재원대책도 없이 지키지도 못할 장밋빛 공약을 남발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기된 개발공약 예산을 합하면 1000조원에 이른다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분석에는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막대한 자금이 드는 개발공약을 내세운 후보는 투표 대상에서 1순위로 배제하는 게 현명한 표심이다. 화려한 공약으로 무장한 후보보다는 소박하지만 내실 있는 약속을 한 후보가 그나마 지역민에 대한 진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방을 일삼은 후보 또한 마땅히 투표 대상에서 빼야 한다. 집에 배달된 선거공보물이 일부나마 옥석을 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실패한 유권자가 적을수록 지방자치는 풍성해진다.
2014-06-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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