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객관적·심층적 역학조사로 생리대 불안 해소를

[사설] 객관적·심층적 역학조사로 생리대 불안 해소를

입력 2017-09-28 17:34
수정 2017-09-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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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생리대 위해 논란이 불거진 지 넉 달 만에 1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생리대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생리대 사용자의 부작용 사례를 수집해 환경부·질병관리본부와 공동 역학조사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하고 심층적인 조사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제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등 666개 제품을 대상으로 10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 시험과 인체 위해평가를 실시한 결과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은 없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최악의 조건인 “생리대를 하루 7.5개씩 한 달에 7일간 평생 사용하더라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며 “국내 유통되는 생리대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말까지 이번 조사에서 빠진 VOCs 74종의 인체 위해성을 조사하고, 농약과 기타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내년 5월까지 검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검사 방법이 없어 이번에 사용된 분석법은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와 식약처 공식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다렸던 식약처 발표에 소비자들은 ‘몸에 이상이 생긴 소비자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 ‘이럴 줄 알았다’는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가습기 사건 때도 정부는 처음에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발표했고, 살충제 달걀 파문 때도 안전하다고 했다며 정부 발표에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식약처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험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제품별 VOCs 검출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앞으로는 분기별로 생리대를 수거·검사해 VOCs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VOCs 검출 원인을 파악해 저감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식약처가 발표한 안전대책만으로는 소비자 불안이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역학조사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역학조사는 생리대 외에 스트레스, 생활환경, 기저질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과학적·객관적 역학조사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길밖에 없다. 안전 대책의 철저한 시행과 함께 생리대 유해 여부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과도하다면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바로 알리는 노력도 해 나가야 한다.
2017-09-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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