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특검법’ 표단속에 연금개혁도 뒷전
野 ‘마이웨이 입법’… 민생 버린 최악 국회
채상병 특검법 부결에 실망한 해병대 예비역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부결되자 방청석에서 일어나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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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는 민생을 외면한 최악의 국회로 기록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여야는 끝까지 정쟁만 일삼으며 민생 입법을 외면하는 직무 유기를 저질렀다. 거야의 입법 독주가 계속된 문제도 심각했지만, 여소야대의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야당과의 협치를 끌어냈어야 할 여당의 무책임한 행태도 똑같이 심각했다. 여야가 특검법을 놓고 당략에 매달린 탓에 국민연금 개혁이 결국 무산됐다.
여당은 기존에 합의된 민생법안만 처리하자며 모든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이런 집권당이 세상에 또 있겠나.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특별법(고준위특별법)을 비롯해 모성보호 3법, 인공지능(AI)기본법, K칩스법, 로톡법 등 하루가 급한 민생법안들이 이유야 어떻든 상임위 단계에서 여당에 발목 잡힌 것이다. 양육 의무를 외면한 친부모 상속권을 제한하는 구하라법은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하고도 20대 국회에 이어 또 자동 폐기될 판이다. 거야는 여야 합의도 없이 자기들 구미가 당기는 쟁점 법안들만 무더기로 통과시켰다.
연금개혁이 끝내 좌절된 것은 21대 국회의 실책 중에서도 최대 오명으로 남게 됐다. 무엇보다 특검법 표단속에 급급했던 여당은 연금개혁마저 뒷전으로 미뤘다는 원망을 두고두고 벗어나지 못할 처지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어서 국회로 고개를 돌리기가 더 참담하다. 거야의 입법 폭주는 예고돼 있고, 여당 지도부는 특검법 이탈표 단속에 또 사활을 걸 것이다. 22대 국회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의 말들이 지금 쏟아진다.
2024-05-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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