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진·한파에도 걱정 없는 수돗물 서비스/이정섭 환경부 차관

[기고] 지진·한파에도 걱정 없는 수돗물 서비스/이정섭 환경부 차관

입력 2017-01-08 22:42
수정 2017-01-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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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물이 없는 우리의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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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섭 환경부 차관
이정섭 환경부 차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음식을 만들고 차나 커피를 끓이며, 옷을 세탁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물을 떼어놓을 수 없다. 우리 국민의 98.6%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물로 수돗물을 이용하고 있다. 단수되는 불편함도 거의 사라졌다. 1년에 한두 번의 시설 점검 때나 단수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도로 공사 등으로 상수도관을 건드려 예상치 못한 누수 사고가 발생해도 며칠 내 신속하게 복구된다. 그래서인지 천재지변으로 수돗물의 공급이 중단됐다는 해외 뉴스가 피부에 와 닿지 못하는 듯하다.

지난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역에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해 45만 가구에 최대 35일간 단수가 됐다는 뉴스나, 2015년 네팔 지진 당시 식수 제공이 제1의 구호 과제였다는 사실이 남의 이야기처럼 생소하게 들린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7의 지진을 겪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가 더이상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다행히 경주 지진이 발생할 때 그 지역의 상수도 시설은 71건의 경미한 피해만 보고됐다.

현재 전국에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은 508곳이다. 상수도 길이는 18만 5709㎞에 달한다. 2010년 이후 설치하는 상수도 시설에는 내진설계를 의무화했다. 이전 시설도 내진성능을 지속적으로 보강 중이다. 그 결과 수도시설의 약 57%는 규모 5.7~6.3의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되거나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보다 정밀하게 상수도시설의 내진성능을 파악해 현행 상수도시설지침의 설계 기준을 보완·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12년간 3조 962억원을 투자해 시설 안전과 수돗물 오염에 취약한 노후화된 상수도시설의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

지진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대규모 천재지변에는 정부가 나서서 대비해야 하지만 국민들의 실천으로 단수를 예방할 수 있는 작은 재해가 있다. 겨울철만 되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수도계량기 동파다. 2015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극심했던 한파로 2만 9992건의 계량기 동파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비교적 따뜻한 지역인 제주도에서도 2016년 1~2월에 3179건의 동파사고가 발생해 수돗물 단수로 큰 불편을 겪었다.

올겨울은 라니냐 현상으로 한파가 잦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잦은 수도계량기 동파사고가 우려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극한 기상에 대비해 긴급 복구 및 비상급수 체계를 가동하는 등 선제적인 대비를 하고 있지만 보다 필요한 것은 수돗물을 사용하는 개개인의 참여와 준비다. 수도계량기함 내부를 보온팩이나 헌 옷으로 채워주고 수도를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 물을 약하게 틀어놓는 작은 실천으로 동파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수돗물을 1년 365일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재해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국민들이 작은 실천으로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
2017-01-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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