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 훗날 대통령이 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도 고민에 빠졌다. 서울을 대표할 작명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온 게 2002년의 ‘하이 서울’(Hi Seoul)이다. 간결하면서도 쉽다. 그런데 철학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006년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안녕 서울’ 밑에 ‘아시아의 혼’(Soul of Asia)을 붙였다. 병행 표기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왜 아시아의 혼이 서울이냐’며 중국이 발끈했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의 도시 브랜드인 ‘아이 암스테르담’ 조형물
12년 만에 서울시로 복귀한 오 시장이 최근 ‘I·Seoul·U’를 퇴출하기로 했다. 메시지가 불명확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인지도는 그동안 욕을 많이 먹은 탓인지 ‘하이 서울’이나 ‘솔 오브 아시아’보다 ‘아이서울유’가 더 높다. 일각에서는 전임 시장 지우기라며 수군대기도 한다. 어찌 됐든 오 시장은 연말까지 새 작품을 다시 선보이겠다고 한다. 간단해 보여도 작명에만 수십억원이 들어간다. 이번에는 후대가 두고두고 쓸, 그리고 서울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도시 브랜드’가 나올 것인가.
2022-08-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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