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에 생존자 구조… 아이티정부 “수색 종료”

11일만에 생존자 구조… 아이티정부 “수색 종료”

입력 2010-01-25 00:00
수정 2010-01-2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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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를 마시며 버텼다.”

아이티 강진이 발생한 지 11일 만인 23일(현지시간) 구조된 위스몽 엑상튀(25)는 지치고 여윈 상태였다. 그러나 열흘 넘게 5m 높이의 건물 잔해에 깔려 옴짝달싹 못했던 것 치고는 비교적 건강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호텔 ‘나폴리인’의 식료품 가게에서 일하던 중 지진으로 매몰됐던 엑상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콜라를 마시고 과자를 조금씩 먹었다.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어서 그저 기도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프랑스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아이티 정부는 전날 오후 4시를 기해 매몰자 수색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엑상튀가 기적적으로 구조되면서 추가 생존자에 대한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각국에서 파견된 60여개의 구조팀은 개별적인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 구조대가 22일 대통령궁 인근에서 22세 남성을 구했고, 같은 날 84세의 할머니 마리 카리다 로맹이 변변한 장비도 없는 이웃과 친척들의 사투 끝에 구조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지금까지 국제 수색구조대가 132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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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발생 11일째인 23일 국제 구조대원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던 위스몽 엑상튀(가운데 들것에 누운 남자)를 구조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AFP 연합뉴스
아이티 강진 발생 11일째인 23일 국제 구조대원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던 위스몽 엑상튀(가운데 들것에 누운 남자)를 구조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AFP 연합뉴스
이번 강진으로 숨진 사망자는 23일 현재 15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아이티 정부 대변인 마리로랑 조슬랭 라세그 문화공보부 장관은 “정부가 수습한 시신은 15만여구이지만 여기에는 가족들이 수습한 시신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티 주민들은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 21일 업무를 재개한 아이티 중앙은행은 다른 은행들도 영업을 재개할 것을 지시했다. 은행연합회는 고객 1인당 최대 2500달러의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노점 상인들도 영업을 재개했으며 일부 거리에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교통정체까지 빚어지고 있다. 7~8개 한국 봉제업체들도 일부 피해 복구를 완료하고 22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 시작하는 등 많은 기업과 공장들이 업무를 재개했다.

한편 프레발 대통령은 “아이티 국민들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22일 밝혔다. 프레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시정부 청사에서 아이티 주재 대사를 겸임 중인 강성주 도미니카공화국 주재 한국대사를 만나 이같이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캐나다의 스타들은 22일 아이티 돕기 모금방송에 대거 참여해 7300만달러(약 840억원)의 성금을 모았다. MTV 등이 기획한 생방송 프로그램 ‘아이티에 희망을’에는 사회를 맡은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를 비롯해 마돈나, 비욘세 등 130여명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해 아이티 지원 동참을 촉구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0-01-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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